배수 안되는 ‘D등급 배수문’… 폭우때마다 침수 피해 반복
무의도 야영장 건립 추진 A씨
시작도 못해… 내년 시설 개선

인천 중구 무의도의 한 마을에 있는 배수문이 노후화로 제 역할을 못하면서 폭우가 내릴 때마다 인근 지역의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중구 영종도에 사는 A(71)씨는 지난해부터 무의도에 있는 자신의 땅 1만3천여㎡(무의동 180-71 일대)에 캠핑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땅은 그가 28년 전 구입한 곳으로 원래 빗물 등이 고이는 ‘유지’(溜池)다. A씨는 캠핑장 사업을 위해 중구청 지시에 따라 주변 배수로를 확장했고, 캠핑장 부지 밑으로 우수관을 매설해 마을에서 내려온 빗물이 배수로로 이어지도록 했다. 이때 발생한 수억 원의 비용은 모두 그가 부담했다.
이후 A씨는 올해 구청에서 야영장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수개월째 야영장 착공도 못하고 있다. 비가 오면 배수로를 따라 흐르는 빗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달 14일 영종도에 시간당 150㎜에 육박하는 기록적 폭우가 내렸을 때는 A씨의 캠핑장 부지가 모두 물에 잠겼다. 구청 지시로 배수로를 확장해 놨지만 정작 빗물을 바다로 내보내는 배수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떠내려온 쓰레기까지 배수문 앞에 쌓이며 물이 범람했다. 당시 A씨의 승용차가 침수됐고, 무의도 포내마을 도로 곳곳과 주택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이곳에 설치된 배수문 2개는 각각 가로·세로 폭이 1m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배수문은 긴급 보수·보강이 요구되는 안전등급 ‘D’로, 노후화로 전부 개방이 불가해 절반 정도만 열 수 있다. 배수문을 따라 옆으로 이어진 200m 길이의 방조제 역시 안전등급이 ‘C’로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구청에서는 배수문 옆에 빗물을 뺄 수 있는 펌프 설비를 임시 설치했다. 이마저도 용량이 충분치 않아 A씨가 최근 직접 펌프를 1대 더 구입해 설치한 상황이다. A씨는 “중구청에서 빗물 배수를 위한 기반시설 개선에 손을 놓고 있다”며 “자비로 배수로 확장과 우수관 매설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지만, 침수 우려로 착공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무의도 포내마을 주민들은 수년째 상습적으로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 B씨는 “영종도에서 무의도로 다리가 연결된 후 빈 땅에 건축허가를 마구잡이로 내면서 원래 물이 고이는 역할을 하던 땅들이 전부 매립됐다”며 “물이 바다로 나가도록 하는 시설을 개선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땅(유지)만 없애니 수년 전부터 비만 오면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했다.
중구 도시농업과 관계자는 “내년 초 정밀안전진단을 한 다음 공사계획을 세워 배수문 등 시설 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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