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공개-자율적 결정…주민 수용성 높여”
[KBS 전주] [앵커]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반인 전력망 확충 계획과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전력망 확충이 필요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 반발로 사업은 늦어지고 있습니다.
계획 단계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입지 결정 과정에 주민 참여를 확대해야만 주민 수용성을 높여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밀양 송전탑 갈등.
영남지역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 계획이 2000년에 처음 수립되고, 2005년에 주민 설명회와 첫 반대 집회가 열립니다.
2014년 경찰과 공무원을 앞세워 전쟁 같은 행정대집행을 하고 시험 송전을 하기까지, 15년 사이 주민 두 명이 목숨을 끊었고 3백80여 명이 입건됐습니다.
[박종권/경남 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지난해 6월 :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말씀 들어보셨죠? 전기는 필요한 곳에서 만들어 써야 합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호남, 강원, 충남, 경기 등 전국에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송전선로 계획을 늘 뒤늦게 알게 되고, 거대하고 흉물스러운 송전탑이 마을 앞뒤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도 동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염광희/독일 아고라에네르기벤데 선임연구위원 : "빨리빨리 해야 된다라는 이것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계획이 나오고 그것을 지역주민들에게 '야, 이렇게 계획 내놓았으니까 무조건 따라'라고 접근을 하다 보니, 시간은 더 길어지고 그다음에 지역 주민들 갈등은 더 심해지고..."]
정부와 국회는 터덕거리고 있는 송전망 확충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전력망 위원회'를 신설해 갈등 조정과 계획 심의를 하도록 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환경영향평가 특례 부여, 주민 보상과 지원책 강화 등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주민 참여가 더 제한돼 갈등이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김혜정/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 "주민들 같은 이해관계자가 와서 공청회를 반대해서 2회 이상 공청회가 무산되면 생략할 수 있다. 아예 원천적으로 주민들의 반대 의견 수렴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주민 분열을 더 부추겨 마을 공동체가 파괴될 거라는 걱정도 큽니다.
[나승인/신규 송전선로 반대 무주군범군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주민들한테 보상을 잘해주는, 좀 더 보상을 늘려주는 이런 좋은 정책처럼 보이지만 이게 실제 현장으로 들어가면 정말 지역을 다 망가뜨리는 정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 수용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게 전력망 특별법을 개정하고, 보다 다양하고 투명하게 전력망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정현/송전탑 건설 백지화 전북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 "전력망위원회에 에너지·환경 시민단체, 그리고 송전탑이나 전력망 문제 때문에 싸우고 있는 지역주민 대표, 그리고 한전과는 좀 독립적인 연구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반드시 여기에 좀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의사결정의 다양성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다..."]
독일처럼 주민 참여 단계를 세심하게 설계해 실질적인 의견 수렴을 보장하자고 촉구합니다.
[이재혁/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 "(독일은) 주민 참여 단계를 세 단계로 나눴습니다. 처음에 국가급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권역급에서 토지 이용 시종점을 정하고, 지역에서는 이제 기술적이고 돈에 해당하는 지중화나 이런 부분을 정하는..."]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중단과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쇄를 통해 송전용량을 확보하면 송변전설비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초고압직류송전 기술 적용과 에너지저장장치와의 연계도 송전선로 건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럼에도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불가피하게 확충해야 하는 송전선로가 있다면, 계획 단계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보다 자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게 완공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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