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경매 급증… 사는 사람도 없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충청권 주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금리 인하 속도와 달리 매맷값이 급격히 떨어지자, 대출 원리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매수자들이 속출한 것이다.
정작 6·27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지역 매물들의 수요가 더욱 감소한 만큼, 경매시장 물건 해소까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충청권 임의경매 매각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은 총 170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8월(1907건) 이후 최대치다. 지역 내 임의경매는 2022년 1160건으로 대폭 축소됐다가 이듬해 1285건, 지난해 1474건 등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면 금융회사가 임의경매를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법적 절차 없이 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담보 없이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부치는 강제경매도 늘어났다.
올 1-8월 충청권 강제경제 매각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은 411건으로, 전년(338건) 대비 17.8% 증가했다. 강제경매도 2022년 534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였다.
주택 경매 급증 현상은 장기화한 고금리 현상과 지방 부동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저금리·집값 상승기에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매수했으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매수자들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 2020년까지만 해도 연 2.5%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연 3.9%까지 뛰었고, 올 7월엔 3.96%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대전 지역 매맷값은 2021년 8월 110.57에서 올 8월 99.10으로 10.4% 급락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당분간 임의경매가 계속해서 속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방은 매수심리가 상당히 위축됐을뿐더러, 6·27 대출 규제 등에 회복도 지연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로 하락하고 있는 낙찰률도 시장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충청권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705건, 낙찰건수는 210건으로 낙찰률이 29.8%에 불과했다. 경매에 나온 주거시설 10채 중 7채는 유찰된 셈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임의경매나 강제경매로 넘어오는 매물이 상당한데, 매수심리까지 동반 하락하다 보니 경매 물건도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라며 "또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각종 부동산 대책이 지방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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