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 전기택시 전복 화재…70대 운전자 숨져

황영우 기자 2025. 9. 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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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상가 잇따라 충돌 후 발화, 화재 확산 빨라 구조 어려워
전기차 화재 진화·대피 매뉴얼 보강 필요성 제기, 대응체계 개선 요구
▲ 18일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상원동 한 도로에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가 전봇대와 인근 상가를 들이받고 화재가 나 기사 A씨(70대)가 사망한 가운데, 당시 사고 현장 모습. 경북일보 독자 제공

포항 도심 한복판에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가 전복돼 화재가 나 70대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차 특성상 화재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구조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지며, 도심지 전기차 화재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손쓸 틈 없이 숨진 70대…급격한 발화·확산

1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육거리 진입 전 도로에서 A씨(70대)가 몰던 전기택시가 차로를 이탈해 전봇대와 인접 상가를 잇따라 들이받으며 전복됐다. 충격 직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화재로 일대 건물이 순간 정전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18명과 장비 8대를 동원해 오전 2시 35분께 큰 불길을 잡고, 오전 4시 2분께 완전 진화했다. 일반 차량과 달리 전기차 화재 특성상 재발화 위험이 높아, 소방은 가로·세로 7m·높이 1m 규모의 수조에 차량을 담가 배터리를 장시간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현재 포항북부소방서 앞에서 배터리를 수조에 담가 열화상 카메라로 72시간 이상 온도를 모니터링 중이다.

경찰은 차량 전소로 EDR(자동차사고기록장치)이 소실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변 CCTV·블랙박스 영상에서 사고 차량이 정상 속도보다 빠르게 주행한 정황을 토대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18일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상원동 한 도로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 화재로 기사 A씨(70대)가 사망한 가운데, 해당 차량이 보존되고 있는 모습. 경북일보 독자 제공

△연쇄 폭발 우려…"도심 전기차 화재 진화 매뉴얼 보강 필요"

특히 화재 당시, 연쇄적으로 폭발 연소가 일어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일대 주민들 사이에선 현장 대피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주민은 "새벽 3시까지 잠에 들었는데 에어컨이 꺼져 더워지자 잠에서 깼었다. 이후 사람이 와서 대피하라는 조치가 없어 그대로 있었다가 다시 잠에서 꺤 오전 6시쯤 바로 인근 현장서 사고가 난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짚었다.

소방당국 차원에선 현재 전기자동차 화재 매뉴얼대로 진화 조치를 한 상태이지만 현장 일선에선 이 방법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성토도 제기된다.

당국에선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긴급 출동 대응팀을 동원해 화재 시 전기차에서 전기배터리를 재빨리 분리 조치해달라는 협의를 시도한 바 있었으나 결국 업체 등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의 분리 조치는 차체 내 가연성 물질인 전장품, 시트, 전기배선 피복 등을 급속히 연소되는 화재 특성상 추가 화재를 막을 수 있고 배터리 냉각 작업도 신속하게 병행할 수 있게돼 실효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온 상태다.

▲ 18일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상원동 한 도로에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가 전봇대와 인근 상가를 들이받고 화재가 나 기사 A씨(70대)가 사망한 가운데, 사고 현장 모습. 황영우 기자

△전기차 화재 특성은 순간 발화와 확산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화재 건수는 총 387건이다.

2020년 35건, 2021년 47건, 2022년 75건, 2023년 104건, 2024년 12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차종 별로 전기차가 57.6%(23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하이브리드차 159건, 수소차 5건 등 순이다.

전기자동차는 무엇보다도 전기 배선 전압이 일반자동차보다 3배 가량 높아 순간 발화 가능성이 매우 높고 순식간에 불이 번진다는 위험성이 실무선에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전기자동차 화재가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

▲ 18일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상원동 한 도로에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가 전봇대와 인근 상가를 들이받고 화재가 나 기사 A씨(70대)가 사망한 가운데, 사고 현장 모습. 황영우 기자

또한 배터리 열이 빨리 식지 않으면 열 전달이 계속 이뤄져 화재가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고 차량은 EV4이며 올해 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A씨는 30년이 넘는 배테랑 택시기사였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간 면허를 꾸준히 갱신해 온것으로 전해졌다.

▲ 18일 오전 1시 53분께 포항시 북구 상원동 한 도로에서 개인택시 전기자동차가 전봇대와 인근 상가를 들이받고 화재가 나 기사 A씨(70대)가 사망한 가운데, 사고 현장 모습. 황영우 기자

경찰은 우선,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속에서도 국과수 의뢰 등을 거쳐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 둔 채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