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째 한 발도 못 나간 평성일반산단 조성사업

조재영 기자 2025. 9.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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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진척 없고, 포기하면 그린벨트 재지정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평성리 일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 사업이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됐다. 공단 조성을 추진한 지 11년째다.

평성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안상수 시장 시절인 2014년부터다. 창원시는 그해 10월 29일 공모 공고를 냈다. 창원 평성일반산업단지 민간사업자 공모였다.

사업 목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산업용지 수요에 대비하고, 미래지향적 산업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친환경적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사업 뼈대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평성리 일원에 69만 6250㎡ 규모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그 안에 산업용지, 주거용지, 지원시설용지 등을 두어 분양한다는 내용이었다. 총사업비는 3090억 원(시비 10억 원, 민자 3080억 원), 사업 추진은 특수목적법인(공공 34%, 민간 66%(창원시 출자 20%))을 설립해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평성일반산업단지

이 계획에 따라 2015년 말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됐다.

자본금 50억 원의 특수목적법인 지분 구성은 창원시 20%(10억 원), 대우건설 27%(13억 5000만 원), 한국산업은행 14%(7억 원), 경남은행 14%(7억 원), 정우개발 11%(5억 5000만 원), 센트랄 10%(5억 원), 코리아신탁 4%(2억 원) 등이다. 특수목적법인 평성인더스트리아㈜ 는 애초 2020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총 3751억 원(공사비 891억 원, 보상비 1628억 원, 기타 1052억 원)을 들여 개발제한구역과 농업진흥지역 등을 포함해 92만㎡(약 28만 평) 부지에 산업시설용지, 지원시설용지, 공공시설용지, 주거시설용지 등을 넣기로 했다. 당시 ㈜센트랄(현 CTR)은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전체 산업시설용지의 20%가 넘는 16만 5289㎡(5만 88평)를 사들일 계획도 있었다.

이후 2017년 10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이 신청되었고, 2018년 7월 이 일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내용으로 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변경 고시가 이뤄졌다. 단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공공기관이 포함된 사업자가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조건으로 붙었다.

2019년 경상남도 지방산업단지 계획심의위원회가 평성일반산단 계획을 승인했다. 2021년 6월 토지와 지장물 조사가 완료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같은 해 주 시공사로 참여할 예정이던 대우건설이 사업 참여 불가 의사를 밝혔다.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엔진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여기다 산단 조성이 완료되면 약 20%에 달하는 공장부지를 사들이기로 했던 센트랄도 계획을 철회했다.

대우건설과 센트랄이 발을 뺀 것은 사업 추진 동력이 사라진데다 사업성도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사업 계획 수립 당시에도 3.3㎡ 분양가가 300만 원 수준으로 낮은 편이 아니었는 데, 세월이 흐르면서 토지 매입 비용,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를 애초 계획보다 훨씬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분양가를 인상하게 되면 분양률이 현저하게 낮아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사업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금융권에서 사업 자금을 끌어오기도 어려워졌다.

평성인더스트리아는 이후 대우건설을 대신해 산단 조성 공사를 할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선뜻 나서겠다는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는 2023년 12월 평성일반산단 조성 사업 기간을 기존 2017년~2023년을 2017년~2026년 12월 31일로 변경하는 고시를 했다.

평성인더스트리아의 자본금은 거의 소진됐다. 정우개발이 법인을 관리하고 있을 뿐 산단 조성 사업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18일 현재 단 1필지의 토지도 사들이지 못한 상태로 멈춰있다.

일부에서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창원시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바로 개발제한구역 문제다. 산업단지 조성을 조건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했는데, 산업단지 조성을 포기하게 되면 해제했던 그린벨트를 다시 재지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 주민과 투지 소유자들의 거센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창원시 관계자는 "새로운 참여자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서 우리도 답답하다"라며 "다만 시로서는 이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