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내 미등록 특허 과세권 33년 만에 확보…4조 국부 유출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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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33년 만에 국내 미등록 특허에 대한 과세권을 인정받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불복 소송액만 4조원에 달하는 데다, 외국 기업에 국내 미등록 특허료를 지급하는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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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33년 만에 국내 미등록 특허에 대한 과세권을 인정받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불복 소송액만 4조원에 달하는 데다, 외국 기업에 국내 미등록 특허료를 지급하는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는 18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이천세무서를 상대로 낸 경정거부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10대 3 다수의견으로 파기환송했다.
하이닉스는 반도체를 만들면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 법인 ㄱ사의 특허를 사용하고 사용료를 지급해왔다. 문제는 하이닉스가 2014사업연도에 대한 특허사용료를 지급하면서 ㄱ법인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이천세무서에 납부하면서 불거졌다. ㄱ법인은 한미조세협약을 들어 한국에 법인세를 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하이닉스를 통해 주장했다. 한미조세협약은 사용료 소득의 과세 주체를 규정하는 이중과세 방지협약인데, 한국에서 미등록한 특허 사용은 한국 정부의 과세권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원천징수 의무자인 하이닉스는 지난 2015년 과세당국을 상대로 원천징수한 법인세 환급을 요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국세청이 이를 거부하면서 하이닉스는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쟁점은 한미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에 대한 해석이었다. 협약에는 ‘사용’의 정의가 별도로 없다. 기존 판례는 특허권 속지주의 원칙상 특허권은 등록된 국가 영역 외에서는 침해될 수 없어, 미등록 국가에서 이를 사용하거나 그 사용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을 애초에 상정할 수조차 없다고 봤다.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따른 대가 지급을 과세 대상인 국내원천소득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협약 규정상 ‘사용’은 독점적 효력을 가지는 특허권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특허권의 대상이 되는 특허기술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소득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기존 해석을 뒤집었다.
이날 대법원이 ㄱ법인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국세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국세청은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기업의 특허에 대해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수 있게 됐다. 1992년 첫 과세당국 패소 판결 이후 33년 만에 미국의 국내 미등록 특허에 대한 과세권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과세 불복 소송 등 세액만 4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국세청의 추산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했다면 미국 기업에 돌려줬어야 하는 금액이다.
정보기술(IT)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스마트폰 등 관련 특허료 지급액도 증가세다. 국세청은 장기적으로 이번 판결의 세수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은 본청과 지방청이 참여하는 미등록 특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등록 특허 과세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해외 출장 중인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국세청 승소 판결 소식에 “국세청의 저력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임 청장은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국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당한 과세 처분을 유지하고 과세권을 지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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