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알고 있지 엄마는

박경분 2025. 9. 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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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가 엄마야

뻐꾸기 우는 소리

뻐꾸기는
버리면 안 되는 걸 버린 죄로 저리 운단다

엄마가 감나무에서 떨어져
뭉개진 홍시처럼 되기 전 엄마는
봄날의 볕 좋은 마루 끝에 앉으면 내게 얘기해주곤 했지

미안하지만,
얘야, 물을 다오
얘야, 밥을 다오
쉬가 마렵구나, 얘야

얘야,
얘야,
꼼짝도 못하고 누운 채 삼 년이 몇 번을 지나가고,

뻐꾸기가 우는 건
죄가 있어 우는 게 아니라고
나오지도 않는 쉬를 배 두둘겨 받아 들고
똥통 앞에 서서
뻐꾹
엄마 물어다 함께 버리기를 몇 번

기어이
산 속 무덤에 엄마를 버리고 내려온 후
이승의 이랑에서
뻐꾹
뻐꾹
철도 없이
밤낮도 없이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알고 있지 엄마는

뻐꾸기가 왜 우는지를

박경분 시인

2019년 '문학바탕' 시 등단,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시집 '괜찮다 나는,'
인천 문인협회 회원, 월간 '문학바탕'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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