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광주자원회수시설 논란] 소각장 후보지 선정 올스톱…쓰레기 대란우려
3차례 공모…작년 말 후보지 확정
주민 반대 속 위장전입 의혹
경찰, 주민 12명 검찰 송치
행정절차 중단…수사 촉각
50% 요건 미달 시 재공모

광주시가 2030년 생활폐기물 매립 금지 정책에 따라 광산구 삼거동 일원을 예정부지로 하는 자원회수시설 건립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2029년 말까지 시설을 완공하려 했던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별다른 대안 없이 직진만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쓰레기 대란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030년 목표…자원회수시설 추진
자원회수시설은 오는 2030년 가연성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생활폐기물의 자체 처리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 처리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광주시는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오는 2029년 12월까지 시설 준공 후 2030년 1월부터 하루 650t 처리를 목표로 운영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3천240억 원 규모다.
인근지역 주민을 위해 공사비의 20%인 600억여 원 규모의 문화·체육·여가 등 편익시설도 설치되며 특별지원금 총 500억 원과 연간 20억 원 이상의 주민지원기금도 지원한다.
반면 자원회수시설 지역이 아닌 4개 자치구는 반입 수수료에 대한 가산금 10%를 내도록 했다.
◇세 차례 공모…광주시 주도 전환
광주시는 2023년부터 두 차례 공모를 진행했다. 하지만 응모요건 미충족, 신청철회 등의 사유로 무산됐다.
시는 자치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지난해 8월 '선 자치구 신청, 후 시 사업추진'이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5개 자치구는 지난해 9월 2일부터 30일까지 개인·법인·단체 등에서 자원회수시설 입지후보지 신청을 받았다.
응모요건은 기존과 같이 부지경계 300m이내 실제 거주하는 주민등록상 세대주 50%이상 동의와 신청부지에 대한 자체검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또 신청인과 토지소유자가 다른 경우 신청면적과 토지소유자 수 60% 이상 매각동의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자치구를 통해 6곳이 신청을 했고 지난해 11월 15일 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적정성 평가 결과 개발제한구역 1, 2등급에 해당되는 남구 양과동과 광산구 동호동을 제외한 광산구 동산동과 삼거동, 지평동, 서구 서창동 등 4곳을 실사 후보지로 확정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23일 입지후보지 타당성조사 결과 광산구 삼거동 일원(8만 3천700㎡)을 1순위로 확정하고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에 후보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었다.
◇삼거동 1순위 확정 배경은
삼거동 8만3천700㎡ 후보지는 입지후보지 평가기준인 입지적, 사회적, 환경적, 기술적, 경제적 조건 등 5개 분야 23개 항목에 대해 전문기관의 평가에 이어 입지선정위 검증을 거쳐 유력 후보지로 확정됐다.
삼거동 후보지는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관리지역으로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1,2년 정도 단축될 수 있는 점과 자원회수시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각열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단지(빛그린, 미래차)가 인접해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또 부지 경계에서 왕복 4차선 도로가 접하고 있어 접근성과 진입 여건이 좋다는 점 등이 다른 후보지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최적후보지 현지조사 결과 계획구간 편입부지 안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삵과 멸종위기종 1급이면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각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시나 환경단체 모두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주민 반발…공청회 무산
광주시는 지난 8월13일 광산구 삼거동 행정복지센터 '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 전략환경·기후변화 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주민설명회는 최적 후보지를 자원회수시설 부지로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절치다.
하지만 공청회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삼거동 주민들이 자원회수시설 설치를 반대하며 설명회장으로 향하는 계단과 복도 등 입구를 가로막으면서 무산됐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26일에도 삼거동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삼거동 주민들은 시를 향해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한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 "절차상 오류가 있다"며 전면 검토를 주장했으나 광산구나 시는 이를 적극 부인해왔다.
여기에 함평 주민들도 자원회수시설 후보지와 함평이 인접해 있는데도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문제 삼으면서 다소 복잡한 모양새가 됐다.

◇"주민등록지 허위" 사업절차 중단
광주광산경찰서는 지난 9월 2일 주민등록법 위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삼거동 주민 1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주민은 지난해 자원회수시설 3차 공모 기간 중 후보지인 삼거동에 허위로 주민등록 주소지를 옮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원회수시설 신청지역인 삼거동은 부지 경계 300m 이내 주민 88명중 48명(54%)이 동의하면서 주민동의 법적 요건인 50%를 충족했었다. 하지만 9명만 위장전입으로 확정되면 절차상 하자(79명 중 39명 찬성, 49.37%)가 되는 셈이다.
광산구와 시의 촘촘하지 못한 확인 결과가 엄청난 화를 초래한 것이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동안 2차례 무산됐던 주민설명회의 신문 공고와 온라인 설명회 등을 검찰의 기소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일시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급한 불을 끄고 차선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지만 검찰의 판단이 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기대섞인 반응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위장전입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했던 주민들은 자원회수시설 후보지 선정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는 여전히 큰 벽이다.
◇사업 추진 중대위기
광주시는 이번 경찰의 수사로 위장전입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에서 확인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명회를 제외하고 검토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업무를 이어간다는 원칙만 강조할 뿐 실제적인 행위는 전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위장전입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없어 4년 동안 추진해온 이 업무가 중대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그 결과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장전입이 검찰에서 최종 확인이 되면 4차 공모가 불가피하게 되고 공모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자치구를 상대로 재공모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앞서 진행된 공모보다는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이 무산된다면 2030년 완공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돼 광주는 쓰레기를 쌓아두거나 타 지역에 매년 수백억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그 처리를 위탁해야 한다.
/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