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택 원로 시인, 선 에세이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걷습니다’ 출간

곽성일 기자 2025. 9.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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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팔공산·영덕 블루로드 담은 ‘천천히 걷기’의 기록
자연·차·선적 사유를 담백한 문장으로 풀어낸 치유와 해탈의 길
▲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걷습니다

걷다가 문득, 마음이 가벼워졌다

출판 장경각이 원로 시인이자 교육자인 서종택의 선(禪) 에세이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걷습니다'를 펴냈다(국판 변형 148×200㎜, 352쪽, 1만8천원). 월간 '고경'에 3년 6개월 연재한 '선과 시 시와 선'을 바탕으로, 자연 속 '천천히 걷기'가 몸의 건강을 넘어 마음의 해탈로 이어지는 길을 담박한 문체로 풀어낸다.

책은 와룡산·운문사·팔공산·영덕 블루로드 등 남녘의 길들을 배경으로, 무정설법(말 없는 자연이 건네는 가르침)과 차(茶), 오도송·임종게 같은 선적 사유를 일상의 감각으로 연결한다. 새소리·물소리·바람소리를 듣고, 흙과 바위 앞에 서서 "분별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p.38)의 면면을 기록한다.

저자는 2004년부터 17년간 겪은 어지럼증과 죽음에의 공포를 '호흡과 긴장 이완'으로 건너온 체험을 고백하며, 과학·종교·어록 읽기가 어떻게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귀결됐는지 들려준다. "산은 그처럼 순수하게 '본다'라는 것이 가능한 장소"(p.140),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적막 자체가 설법"(p.99) 같은 문장들은 걷기의 사유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또렷이 가리킨다.

구성은 1부 '나는 숨긴 게 없습니다'에서 들꽃과 수목원의 깨달음을, 2부 '나는 즐겁게 바위 속에 앉아 있네'에서 하천·해안길·강변의 무심을, 3부 '말로 하고자 하나 이미 말을 잊었네'에서 고찰(古刹) 순례의 침묵을, 4부 '나는 차 달이며 평상에 앉았다네'에서 교토·부모 산소·옛 벗의 자리까지 확장한다. 마지막 장은 "차 한 잔이 일상을 따뜻하게 데운다"(p.348)는 다담(茶談)으로 매조지한다.

저자 서종택은 197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전 대구대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 교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2000). 저서 '보물찾기', '납작바위', '글쓰기노트'등이 있다.

걷기와 시, 선과 차가 만나는 자리. 화려한 수행담 대신 담백한 체험의 문장이 독자를 천천히 내면으로 인도한다. 오늘, 한 걸음의 평온을 찾는 이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