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렌식 논란에 흔들리는 카카오... “왜 무리수 뒀나” 업계도 의아
현행법 위반 소지 많아 논란
카톡 개편안 발표 앞두고 직원들 동요

카카오가 정보 유출을 막겠다며 직원들을 상대로 ‘휴대폰 포렌식’에 강제 동의를 받자 노조가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가 노사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안 발표라는 큰일을 앞두고 아무리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본지는 지난 17일 카카오가 수천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상대로 ‘회사가 필요할 경우 개인 휴대폰 포렌식(범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분석)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카오는 카톡 개편과 관련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잇따라 보도되자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서약서에 강제로 동의를 받았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범죄 혐의가 있는 직원이 있다면 회사가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수사 의뢰를 하고, 수사기관이 필요할 경우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휴대폰 포렌식을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카카오는 수사기관을 자처한 듯 ‘문제 상황이 의심될 경우’ 직원 휴대폰을 포렌식하겠다는 내용을 서약서에 넣었다. 법조계에선 서약서를 받는 과정에 사실상 강제 동의를 받은 것도 문제이고, 서약서 내용도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서약서에 따라 어떤 직원을 정보 유출자로 의심하고 포렌식을 했다고 가정하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직원들은 “의심만으로 포렌식을 했지만 아무 증거를 찾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멀쩡히 회사에 다니던 직원이 갑자기 회사로부터 정보 유출자로 의심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회사에 다닐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주변 동료들은 해당 직원을 의심의 눈초리로 볼 것이다. 또 언제든 누구나 불시에 포렌식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제대로 일도 못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회사와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카카오 경영진은 알지 못했을까. 어쨌든 사태가 벌어졌으니 어떻게든 빠른 수습이 관건이다. 다음 주 카톡 개편안을 발표하는 행사(이프 카카오)를 위해서라도 동요하는 사내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사과나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 카카오가 부디 이번 사태를 빠르게 극복하고, 카톡도 더 편리하게 만들어서 이용자들로부터 다시 응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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