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지휘 라스칼라필 내한...‘36년 동행’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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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의 동행.
지휘자 정명훈(72)이 이탈리아의 명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뒤 이 극장 소속 단체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첫 내한 연주회로 한국 관객과 만났다.
관악 파트는 다소 불협화음이 나오는가 싶으면 정명훈의 지휘에 맞춰 전열을 가다듬었고, 현악 파트는 그의 지휘봉에 맞춰 일사불란했다.
정명훈은 더블 베이스의 저음 소리가 사그라든 마지막에도 지휘봉을 내리지 않고 10초 이상 정적을 유지하며 긴 여운까지 연주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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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신뢰·하모니에 갈채

정명훈은 라 스칼라의 최초 동양인 음악감독으로 새 역사를 썼다. 현 음악감독인 리카르도 샤이가 퇴임하면 2026년 12월에 취임할 예정이다. 정명훈과 라 스칼라는 1989년 처음 연을 맺은 이래 오페라 84회, 콘서트 141회를 함께했다. 음악감독이 아닌 지휘자로서는 최다 기록이다. 이미 2023년에 이 오케스트라의 명예 지휘자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날의 첫 곡은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 감정적 깊이가 두드러지는 정명훈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다. 관악 파트는 다소 불협화음이 나오는가 싶으면 정명훈의 지휘에 맞춰 전열을 가다듬었고, 현악 파트는 그의 지휘봉에 맞춰 일사불란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은 벨벳처럼 부드러운 인상을 안겼다.

무대 위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크고 깊은 호흡 소리가 객석까지 들려왔고, 한 음 한 음 공들인 소리가 느리게 빚어져 나왔다. 정명훈은 더블 베이스의 저음 소리가 사그라든 마지막에도 지휘봉을 내리지 않고 10초 이상 정적을 유지하며 긴 여운까지 연주해냈다.
이날 연주 중 마치 행진곡마냥 화려한 3악장 끝에 예기치 않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교향곡 연주에서 악장 간 박수는 연주 흐름을 깨 금기로 여겨진다. 그러나 누구라도 끄덕일 수밖에 없는 연주였다는 걸 자신도 아는 듯, 거장 정명훈은 활짝 미소 지으며 직접 지휘봉 쥔 손으로 손뼉을 치는 위트를 선보였다.
정명훈은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쏟아지는 기립박수 갈채 사이로 소회도 담담히 전했다. “이탈리아에 처음 간 게 43년 전, 그 중에서도 (라 스칼라 필은) 제일 오래 함께 연주한 오케스트라입니다. 나를 처음부터 사랑해주고 잘 이해해줬다어요. 음악을 이렇게 깊이 사랑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흔치 않아요. 이 음악가들에게 여러분 앞에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이어 앙코르로 사랑에 관한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과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중 축하의 팡파르를 연상케 하는 마지막 악장까지 선사했다. 기어코 남아있는 모든 관객을 자리에서 기립시켜 서로 웃고 축하하게 만드는 피날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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