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시대,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이 더욱 빛나야 할 때

전혜진 청주복지재단 복지협력팀 대리 2025. 9. 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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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인공지능(AI)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만의 기술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2025년 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으며,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도 51.8%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26.5%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으로, 확산 속도가 인터넷 도입 초기보다 8배나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AI는 빠르게 확산하며 우리 삶의 효율과 속도를 끌어올리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부터 복지사각지대 발굴 조사에 AI 초기 복지상담 시범사업을 도입했다. AI가 먼저 위기가구 초기 상담을 진행하고,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사회복지 공무원이 심층 상담을 이어받는 방식으로, 1년간 약 26만명의 복지사각지대 대상을 발굴했다.

또한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금융체납·단전·복지급여 이력 등 27종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는데,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가 5~10%p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복지행정 자동화(보고서·기록 작성), 24시간 상담 챗봇 운영, 장애·노인 대상 AI 맞춤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영역에 AI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이는 한정된 인력으로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이처럼 AI가 빠르게 확산될수록, 더욱 강조되는 것은 사회복지사만이 지닌 '사람의 전문성'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기 신호를 예측하거나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사회복지의 본질은 데이터가 아닌 '사람'에 있다.

예컨대 아동복지 현장에서 한 아동이 반복적으로 지각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생활태도의 문제인지, 아니면 가정폭력이나 방임으로 인한 불안 때문인지는 표정·말투·분위기·가족사 등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만 알 수 있다.

 AI는 이러한 비언어적·정서적 신호를 읽고 공감할 수 없다. 노인복지 현장에서도 설문상 우울 척도 점수가 낮더라도 실제로는 상실감과 고립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사는 대화를 통해 삶의 맥락을 듣고, 숫자 이면의 감정과 사연을 발견해낸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는 즉각적이고 윤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지원을 거부할 때, 당사자의 자율성과 아동의 안전, 법적 의무 사이에서 어떤 개입을 선택할지는 가치판단·직관·책임감이 필요한 영역이다. AI는 법과 데이터에 근거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무엇보다 사회복지사는 대상자와의 신뢰관계를 형성한다. 신뢰는 진심 어린 경청과 공감, 함께 한 시간으로만 쌓인다.

 AI는 감정을 모방할 수는 있어도 진정성을 가질 수 없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복지 실천은 아무리 많은 서비스가 제공돼도 효과를 낼 수 없다.

AI가 사회복지 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스며드는 지금, 대체 불가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회복지의 가치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완성된다.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조력자여야 한다.

AI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더욱 빛내며 나아갈 때, 그 역할은 한층 더 가치 있게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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