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추계] 고교 투톱 에이스 ‘예상됐던 MVP’ 윤지훈 “팀 모두가 나를 믿을 수 있도록...”

상주/정다윤 2025. 9. 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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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상주/정다윤 인터넷기자] 경복고 2학년 윤지훈이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경복고가 18일 경북 상주시 상주실내체육관(신관)에서 열린 '신한 SOL Bank 제55회 추계 전국남녀 중고농구연맹전 상주대회' 용산고와의 남고부 결승에서 77-48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용산고와의 시즌 상대전적 우위(6승 1패)를 점한 경복고가 또 한 번 기세를 증명했다. 촘촘한 수비망으로 용산고의 공격을 틀어막고 윤지훈이 공격의 첨병이 되어 흐름을 이끌었다. 결승 무대에서 윤지훈은 22점 8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윤지훈은 상대 수비 리듬을 완벽히 깨면서 미들 슛과 돌파, 속공 전개까지. 다채로운 공격 옵션을 선보이며 전반에만 14점을 몰아넣었다. 그 결과 우승은 일찌감치 경복고의 손에 넘어갔다.

윤지훈은 대회 'MVP'와 '수비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이번 대회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연맹회장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MVP. 이 대회 6경기 평균 18.8점 6.7리바운드 5.7어시스트라이라는 수치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입증했다.

대회 후 만난 윤지훈은 “우리는 2학년으로 뛴 경기였는데 처음부터 격차를 벌리면서 이겼다. 내년이 기대된다. 전국체전이 남았는데 잘 마무리하고 싶다. 기분 좋게 형들도 대학가고 우리도 준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지난 예선에서는 용산고와 접전(77-74) 끝에 간신히 승리했지만 결승에서는 전혀 다른 그림이었다. 수비로 상대 인사이드를 틀어막으면서 공격이 자연스럽게 살아났다.

윤지훈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송)영훈이 형이 (에디)다니엘 형이랑 (김)민기가 들어오는 걸 다 커버해 줬다. 그러다 보니 인사이드를 막고 슛 성공률도 낮추다 보니 쉽게 벌릴 수 있었다. 우리끼리 잘 맞고 점수를 쌓으니 상대가 당황한 느낌이다”라며 요인을 설명했다.

이번 우승 뒤에는 지난 왕중왕전의 뼈아픈 교훈이 있었다. 당시 경복고는 삼일고와 결승에서 전반 대량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준결승에서 경복고가 삼일고를 81-51로 대파할 수 있었던 건 그때의 경험 덕분이었다.

윤지훈은 “당시 전반까지만 해도 크게 이기고 있었다. 후반에 삼일고가 지역 방어를 쓰니까 우리가 당황했다. 따라잡히는데 정신도 못 차렸다. 관중석에서도 삼일고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분위기까지 같이 휩쓸렸다. 끝나자마자 코치님이 삼일고의 지역 방어를 깨는 방법을 잘 알려주셨다. 이번에도 양우혁, 최영상 형을 어떻게 막아야 되는지 알려주셨기에 설욕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윤지훈은 양우혁을 3점으로 묶어냈다.

팀 분위기에 대해서 윤지훈은 “그때 (이)학현이 형이 팀원들에게 한 명씩 미안하다면서 울더라. 학현이 형이 잘못한 건 없다. 울지 말라고, 미안해 하지 말라고 했다. 오히려 나랑 (윤)지원이가 후반에 실수가 많았기에 더 미안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팀 분위기가 다운되기도 했지만 주장 학현이 형이 나섰다. 운동할 때 토킹도 많이 하면서 분위기를 올려줬다. 덕분에 팀 분위기가 더 빠르게 좋아졌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경복고 이학현

이번 대회에서 윤지훈은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리더십에서도 눈에 띄었다. 삼일고와의 준결승에서 윤지원에게 수차례 메시지를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윤지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윤)지원에게 화 좀 냈다. 기대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잘하는 걸 아는데 계속 그렇게 못하니까 그랬다. 패스해서 짤리는 것보다 몸으로 밀고 들어가서 올리는 게 더 나은데, 자꾸 그렇게 안 하더라. 그래서 강하게 말했던 것 같다(웃음). 평소에는 지원이가 더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은 경복고의 내년을 선명하게 비추는 예고편이었다. 윤지훈(187cm)을 중심으로 송영훈(194cm), 윤지원(192cm), 그리고 1학년 신유범(197cm)과 엄성민(200cm)까지, 평균 신장 194cm의 장신 라인업이 벌써부터 견고한 실루엣을 드러냈다.

단순히 높이만 자랑하는 집합체가 아니다. 다양한 기술과 색깔을 품은 선수들이 모여 완성할 ‘경복 타워’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6년 윤지훈의 손끝에서 이 타워가 어떤 형태로 세워질지 기대가 모인다.

이에 대해 윤지훈은 “우선 (송)영훈이 형과 (윤)지원이는 잘해주고 있어서 걱정이 없다. 이제 (신)유범이와 (엄)성민이가 아직 1학년이다. 이번 동계 훈련에 성실히 임하면서 잘 성장해 줬으면 좋겠다. 성민이는 골밑에서 볼을 뺏기지 않는 연습을 더 해야 한다. 영훈이 형처럼 골밑에서 공격을 더 적극적으로 한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유범이도 외곽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안에서 플레이하면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면 더 잘할 선수다”며 동생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한편, 경복고는 서울 대표로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다. 윤지훈은 “다른 팀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무룡고와 삼일고가 견제 대상이다. 이번에 삼일고와의 맞대결처럼 초반부터 분위기 잡고 치고 나가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3학년 형들의 마지막 대회니까 더 분위기 올려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보다 더 팀을 이끌고 공격, 수비 부분에서 더 많이 토킹 할 것이다. 팀 모두가 나를 믿을 수 있게 만들겠다”며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사진_배승열 기자, 정다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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