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띠지 분실’ 담당 검사, 검찰 내부 메신저 공개…“압수계 잘못”

검찰의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과 관련해 담당 검사인 최재현 검사가 자신은 죄가 없다는 취지의 글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했습니다.
최 검사는 오늘(18일) 이프로스에 "오는 22일 청문회에서 증언하면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그 전에 공개하는 것이 관련된 분들의 피해를 줄이고 청문회가 진실에 기초하여 진행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돼 메신저 대화와 쪽지를 게시한다"고 썼습니다.
이어 "저희 부족했던 업무 처리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계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 자료와 당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수사팀, 지난 1월 9일 띠지 분실 경위 추궁
오늘(18일) 최 검사가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띠지 분실 사실을 인지한 뒤 수사팀 수사관인 이주연 계장이 당시 사건과 압수계에 근무하던 남경민 수사관에게 "원형보존 지휘하셨는데 보존 안된 건이 있다"며 경위를 추궁합니다.
[수신]남경민
2025년 01월 09일 10:19:40
수사관님, 합수단 이주연 수사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2024압제1991호 관련
현금[5만원권 3,300매/ 일부 띠지 및 비닐포장(한국은행 기재 출력물 포함)]에 대해 오늘 영치 금고 확인 결과, 띠지 및 비닐포장(한국은행 기재 출력물 포함)이
모두 제거되어 고무밴드(100매씩, 33개)로 묶여 있는 상태로 확인되었는데,
띠지 및 비닐포장이 제거된 경위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이에 남 수사관은 이 계장에게 " 원형보존은 현금을 계좌보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 현금을 계수하려면 필수적으로 띠지와 포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답합니다.
또 "압수계에는 따로 보관된 띠지와 포장지, 서류 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최재현 검사 "원형보존은 증거물로서 그 자체로 증거가치 있다"
최 검사도 지난 9일 남 수사관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냅니다. 최 검사는 압수물 관련 규정을 근거로 "압수물 수리명령 및 확인을 받을 때에는 검사로부터 원형 보존의 필요 유무에 관한 지휘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원형보존이 필요 없다는 내용의 지휘를 받은 때에는 압수표에 그 뜻을 기재해야 한다"며 업무매뉴얼을 요구합니다.
최 검사는 업무 매뉴얼들이 없다고 회신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후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보냅니다.
[수신]남경민
2025년 01월 09일 11:29:57
업무매뉴얼은 없고, 전임자 인수인계에 따라 원형보존 지휘가 있는 경우에도 압수된 현금 형태 그대로 보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네요.
원형보존은 증거물로서 그 자체로 증거가치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형이 훼손되면 안되고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야 합니다.
현금에 대한 계수기 사용은 사건과의 편의성에 따른 것일 뿐 필요하다면 수작업으로 세는 등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건과에서 말씀하신대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잘못된 것이니 사건과장께 보고드려서 올바른 업무절차를 마련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어 당시 박 모 사건과장에게도 "띠지 분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원형 보존의 방법과 절차를 검토하라"고 말합니다.
[수신]박OO
2025년 01월 10일 15:43:28
과장님, 합수단 최재현 검사입니다.
합수단 압수물 중 현금이 있어서 원형보존 지휘를 하였고, 이후 띠지 및 한국은행에서 인쇄된 종이 확인을 위해 압수물을 확인하였는데 첨부파일과 같은 형태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담당자는 현금의 경우 계수를 위해 띠지 등을 제거한 것이고, 현금 원형보존은 계좌에 넣지 않는 것을 의미하므로 업무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원형보존은 그 자체로 증거로서 가치가 있을 때 하는 것임에도, 계수를 위해 원형을 훼손한다는 것이나, 현금 원형보존이 단순히 계좌에 넣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고, 앞으로도 동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원형보존 지휘의 경우 원형 보존의 방법과 절차를 검토해 보셔야 할 것 같아 쪽지 드립니다.
담당자에게 원형 보존의방법과 절차에 관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고 알렸으나 답이 없어 과장님께도 쪽지드립니다.
■ 압수계, 원형 그대로 내렸냔 질문에 "포장된 그대로였다"
남 수사관은 다시 수사팀 이주연 계장에게 "계수 후에 띠지는 다시 묶으시고, 한국은행 바코드가 있는 한국은행 바코드가 있는 사용권도 다시 비닐 포장하셔서 압수계로 인계해주셨을지요?"라고 묻습니다.
이 계장은 "그때 띠지 없는 현금만 계수기를 이용해 계수했고 띠지 있는 현금은 저와 최선영 계장이 손으로 계수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남 수사관은 "수리한 수사관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여쭤본다"며 "한국은행 바코드와 함께 랩핑되어 있던 현금은 포장 상태 그대로 압수계로 인계해주셨던 것일지요?"라고 질문합니다.
이 계장은 "한국은행에서 포장되어서 나온 것이었다"고 답하고, 남 수사관은 "수사에 지장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합니다.

■ 최 검사, 사실 알고도 보고하지 않은 이유는?
최 검사 주장대로라면 사건이 일어난 후 최 검사가 한 조치는 다음부터는 원형을 보존하도록 인수인계하라고 전달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보입니다.
[수신] 남경민
2025년 01월 10일 17:58:58
최재현 검사입니다.
다른 담당자들께서도 원형보존의 경우 원형 그대로를 훼손하지 않도록 알려 주시고.
인수인계에도 남겨주세요.
사건 인지 후 왜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등 지휘 라인에 해당 사건을 보고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었습니다.
앞서 박건욱 부장검사는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담당 검사가 1월 8일에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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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윤 기자 (cyworl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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