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나치 학살 이후 83년…가자에서 또 여전히 죽음의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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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6월10일 이른 아침, 체코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24㎞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 리디체가 독일 나치군에 불태워지고 파괴됐다.
나치 친위대(SS)는 마을 남성 173명을 즉결 처형했고, 여성 184명은 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로 끌고 갔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제노사이드', 캄보디아 '킬링필드' 및 아시아와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등 나치 시절 절멸수용소 등을 15년 넘게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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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6월10일 이른 아침, 체코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24㎞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 리디체가 독일 나치군에 불태워지고 파괴됐다. 나치 친위대(SS)는 마을 남성 173명을 즉결 처형했고, 여성 184명은 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로 끌고 갔다.
더 참혹한 것은 아이들이었다. 부모와 강제로 떼어진 아이들 가운데 82명은 폴란드의 헤움노 절멸수용소로 보내져 가스실에서 모두 희생됐다. 그중 가장 어린 아이는 겨우 한 살이었다. 이 끔찍한 학살은, 나치 독일이 점령한 체코 지역(보헤미아-모라비아 보호령)의 총독 대리인이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체코슬로바키아 망명 정부 특수요원들에게 암살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나치는 리디체에 사는 몇몇 주민이 저항군과 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의심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하이드리히의 죽음 이후 공포를 각인하기 위한 보복 대상으로 리디체를 선택했고, 마을을 지도에서 지우라고 명령했다.
2025년 6월13일과 14일, 리디체 옛 마을 터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현장에는 희생된 82명의 아이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저물녘 옛 집터 102곳에 촛불이 켜졌고, 그 빛은 반딧불처럼 보였다. 추모객들은 말없이 옛 마을 길을 걸었다. 남편과 함께 유아차를 끌고 온 한 여성은 아이들 동상을 모두 살펴보지도 못한 채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추모식을 마친 다음날, 리디체 아이들이 끌려가 희생당한 폴란드 헤움노 절멸수용소를 찾았다. 아이들을 위한 추모비는 드넓은 수용소 터 한쪽 나무 아래 세워져 있었다. 어두컴컴한 가스실에서 애타게 엄마를 부르며 울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이들의 추모비를 뒤로하고 돌아설 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부모와 함께 있다가 폭탄과 총탄에 목숨을 잃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고, 아이들 이름이 사망자 명단에 하나둘 더해지고 있다.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2025년 3월까지 약 2만 명의 어린이가 희생됐고 이 가운데 3살 이하는 3천여 명에 이른다.
리디체 아이들의 참상은 역사적 시기와 장소만 다를 뿐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비극을 멈출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우리는 찾아내야 한다. 인류가 쌓아온 희망과 연대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리디체·프라하(체코), 헤움노(폴란드)=사진·글 사진가 김봉규 humanphotos@naver.com
*김봉규 사진가는 2007년 6월28일 서울 한강인도교 폭파 현장에서 열린 첫 합동위령추모제를 시작으로 제주4·3 학살터와 대전 골령골을 비롯해 전국에 흩어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현장을 서성거렸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제노사이드’, 캄보디아 ‘킬링필드’ 및 아시아와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등 나치 시절 절멸수용소 등을 15년 넘게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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