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재판부, 英 헨리 7세때 정적 숙청 위해 설치 ‘성실청’과 유사 대법원장은 대통령과 대등, 판결 이유 사퇴 압박은 다수당 횡포 수사권·재판권 장악은 독재 수단… 나치 독일 또한 그렇게 탄생 검찰청 폐지땐 ‘정치 경찰’ 심각해질 것, 국수위 무소불위 기관돼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가능성 없어, 국민의힘 바람에 그칠 것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전공)
“대법원장은 헌법상 대통령과 대등한 지위입니다. 자신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해서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독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18일 서울 안암동 대학연구실에서 만난 차진아(51)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전공)는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안대로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고 이들 중 상당수를 대통령이 임명하면 ‘코드 인사’를 막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대법원을 장악하려는 뜻 밖에 안된다. 유신과 5공 시대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차 교수는 “사법부 코드 인사가 ‘사법의 정치화’의 주 원인”이라며 “법원을 국회의 축소판으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출된 권력이 임명된 권력보다 위”라는 인식은 헌법의 삼권 대등성에 위배된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또한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저해한다”며 “만약 민주당이 이를 계속 추진한다면 위헌정당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내란재판부는 영국 헨리 7세 국왕이 정적 숙청을 위해 설치한 ‘성실청’과 유사하다”며 “나치도 양심있는 지식인들을 반역죄로 사형시킨 건 특별재판부를 통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안과 관련해선 “검찰청이 폐지되면 ‘정치 경찰’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국가수사위 설치는 권력자가 모든 수사를 장악하겠다는 뜻”아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수사권과 재판권을 권력이 모두 장악하는 것은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독재정권이 그렇게 탄생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로 표퓰리즘과 부정부패가 판치고 경제가 몰락했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득표율과 의원수가 전혀 비례하지 않는 소선거구제가 국민 의사를 왜곡한다며 선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재개될 가능성이 없다며, 국민의힘의 바람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고려대 법과대학에서 법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나 법학자의 길에 뜻을 두고 독일 자르브뤼켄(Saarbrucken) 자를란트 대학(Universitat des Saarlandes)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땄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헌법재판소 비상임헌법연구위원을 역임했다. ‘헌법기록형문제’, ‘국가조직론’(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거센 ‘내란전담재판부’를 결국 발의했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선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표명된 바 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은 ‘내란재판부’ 설치가 위헌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내란특별재판부나 내란전담재판부를 별도의 조직으로 만들건 아니면 중앙지법의 한 재판부로 만들건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재판의 공정성을 위한 기본 전제를 허무는 것이기 때문에 사법부의 독립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이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성이 명백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게 있습니다. 헌법 제8조 4항에 규정되어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으로 권력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을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재판부 내지 내란전담재판부는 명백한 위헌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계속 추진한다면 이는 위헌정당 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사법부 독립이라는 건 무엇을 의미합니까?
“예를 들면 대법원장이 내규를 개정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재명 사건 전담 재판부, 서울고등법원에도 이재명 사건 전담 재판부를 설치하고 기존의 서울중앙지법 그리고 서울고등법원의 판사들 중 보수 성향의 판사들을 지명해 재판부를 구성하면 합헌인가요? 사법부의 독립은 다른 국가기관, 예를 들어 국회라든지 대통령 혹은 정당이나 시민단체 등 이런 외부 세력으로부터의 독립만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법원 내부로부터의 간섭도 해당합니다. 사법농단 사건에서 보았듯 법원 안에서도 재판하는 법관에 이래라 저래라 재판 내용을 압박하면 안됩니다. 재판부 구성에 있어서의 무작위성을 깨뜨리면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을 깨뜨리고,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법관들을 인위적으로 재판부 구성을 하면 그 주체가 대법원장이나 서울중앙지법원장 같은 내부 인사라 하더라도 위헌입니다. 그 역사적인 뿌리는 1487년 헨리 7세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제군주제 하에서 ‘성실청’(星室廳· Court of Star Chamber)이라는 특별재판부를 만들었습니다. 천장에 별이 그려져 있는 밀실에 모여 왕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재판관으로 임명해 정적을 숙청하는 수단으로 썼어요. 그래서 불공정한 재판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재판부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겁니다. 그래서 1641년 의회에서 성실청을 폐지를 합니다. 이게 사법부 독립의 첫걸음이 됐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나치에서도 특별재판부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나치에 저항하는 양심 있는 지식인들을 반역죄로 사형 판결을 내려 바로 집행했습니다. 당시 유명한 나치 판사가 롤란트 프라이슬러입니다. 그렇게 특별재판부는 3만8000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반역죄로 사형 선고하고 집행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백장미(화이트 로즈)단 사건’입니다. 뮌헨 대학교의 학생들이 나치를 비판하고 국민들에게 저항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백장미라는 이름으로 뿌렸어요. 주동이 되었던 학생들 중에 숄(Scholl) 남매가 있어요. 한스 숄과 조피 숄 남매가 전단지를 뿌리다가 대학 경비원한테 발각돼 게슈타포에 체포된지 사흘 만에 사형 판결을 받았거든요. 그게 롤란트 프라이슬러 나치 판사가 한 겁니다. 그리고 판결 다음 날 바로 형이 집행됐거든요. 그것도 단두대형으로. 나치가 전체주의를 유지하는 기둥이 되었던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특별재판부입니다. 그리고 전제 군주가 비판세력들을 탄압하고 숙청하는 데 썼던 도구가 성실청입니다. 이게 특별재판부예요. 특별법원을 금지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대법관 증원도 민주당의 사법개혁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14인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증원하려고 하는데 맞는 방향일까요?
“증원의 목적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취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대법관 수가 적어 혹은 부족해 재판 지연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고, 저도 그런 문제 상황 자체엔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적이 정당하면 어떤 수단이든 다 정당하냐 그건 아니거든요. 재판 적체, 재판 지연, 사건 적체와 그로 인한 사법 불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법관을 증원한다면 그에 따라서 하급심 법원의 구조도 같이 변경해야 됩니다. 또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 대법원은 14명이 정원인데 그중 법원행정처장은 빠지기 때문에 13명의 대법관이 전원 합의체를 구성해 재판을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12명인데 만약 26명으로 증원한다면 1백%를 늘리는 건데, 12명의 대법관들을 어떤 방식으로 임명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이 12명을 다 임명하게 되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코드 인사’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대법관을 증원하려는 의도는 대법원을 장악하겠다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대법원 재판의 결론을 정부 여당에 유리한 결론만 내도록 하기 위해 구성 자체를 조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이 철저하게 정부 여당에 종속되게 되고, 이는 유신 시절이나 5공화국 시절의 법원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되는 겁니다. 권위주의 정권, 독재 정권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는 수사권 장악이고, 또다른 하나는 재판권, 법원 장악입니다. 과거 유신 시대나 5공 시절 개별 법관이나 대법관들이 정부 여당의 눈치를 보면서 정부 여당에 불리한 재판 결론은 내지 못했기 때문에 명백한 사법 살인도 일어났던 것입니다. 지금 21세기 대명천지에 최고 법원의 인적 구성을 정부 여당에게 종속시키기 위해 이렇게 인위적으로 그리고 급격하게 조작하는 데가 어디 있습니까?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 대법관이 20명이었는데 32명으로 증원하면서 차베스 대통령이 전원 다 코드 인사로 임명했습니다. 결국은 대법원을 장악하게 된 겁니다. 대법원이 철저하게 차베스 대통령 혹은 여당 편을 들어서 재판을 했기 때문에 결국은 권력의 오남용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포퓰리즘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베네수엘라가 경제적으로도 몰락하게 된 겁니다. 경제 성장과 발전도 합리적인 법 제도에 의해 뒷받침될 때만 가능합니다. 게다가 법과 제도의 근간이 무너지면 국민 의사도 왜곡됩니다. 국민들의 인권침해, 권력의 오남용을 막을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탄압하고 내란 프레임 이런 것을 씌워가지고 말을 못하게 입을 막으려고 공포 정치를 하는 거죠. 이렇게 해 양심의 소리를 막으면 그게 바로 독재이고 전체주의입니다. 독일의 나치 불법 국가가 그렇게 탄생한 겁니다.”
- 민주당은 법관평가위원회 설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우려도 큰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법관평가위원회, 법관평가제라는 것도 그 목적이 뭐냐를 살펴봐야 합니다. 외부에서 법관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결국은 어떻게 재판했느냐에 따라, 자신들에 불리한 내용의 재판을 하거나 혹은 자신들의 정적에 유리한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면 그걸 꼬투리 잡아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거 아닙니까?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한다면 유죄 선고를 해야 되는데 만약 그렇게 하면 법관평가제에 의해 엄청나게 불이익을 입고 불명예를 안게 된다면 재판을 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 재판은 대법관 수의 증원과 코드 인사를 통해 장악하고, 하급심 법원의 재판은 법관평가제를 통해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제도입니다. 외국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 이런 법관평가제 같은 걸 합니까?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하는 겁니다.”
-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탄핵과 공수처 수사 등의 주장까지 나오는데, 조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보시는지요?
“자진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이유가 결국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심 판결 때문이라고 봅니다. 초등학생한테 물어봐도 명백한 건데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판결을 했다고 해서 대법원장을 상대로 청문회까지 열고, 유죄 취지 파기환송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죄 취지에 찬성했던 대법원장을 포함해 10명의 대법관들에 대해서까지 전부 다 탄핵 소추하겠다고 민주당이 겁박하는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입니다. 이는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 있다는 힘만을 믿는 겁니다. 최고법원의 수장은 대통령과 대등한 지위에 있는 직입니다. 그런 대법원장에게 근거 없는 공격을 하면서 사퇴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의 독립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입니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의 급격한 증원 그리고 법관평가제 이런 일련의 것들이 모두 사법부의 독립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입니다.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고 법원을 자신들의 하부 기관으로 종속시켜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까지도 조작하고 조정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위헌 경고에도 이걸 계속 의도적으로 한다면 민주당이야말로 위헌 정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선출된 권력은 임명된 권력보다 위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헌법에 비춰볼때 맞는 얘기입니까?
“국민들이 어리둥절하실 거예요.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삼권분립을 배운다고 합니다. 초등학생들도 삼권분립은 입법 행정 사법 등 한 국가기관이 권력을 집중하지 못하도록 서로 견제하고, 권력 간 균형을 확보함으로써 권력의 오남용을 막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사법시험까지 합격하고 수십 년간 변호사로 활동한 이 대통령이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일반 상식을 뒤엎는 말씀을 하시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권력 분립은 입법·행정·사법 3권의 대등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보다 우위에 있다면 대통령과 국회가 법원과 헌법재판소보다 우위에 있다 이런 말인가요? 가장 최고의 권력은 국민이고,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 제정 권력자이자 개정 권력자입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게 헌법입니다. 헌법은 삼권의 대등성, 어느 한 권력도 우위에 서면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사법부의 권한과 조직이 입법부가 법률로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움직인다고 그러니까 사법부도 입법부가 정하는 구조 내에서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정말 틀린 얘기예요. 헌법 102조 2항에서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조직은 법률로 정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입법부가 법률로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조직을 마음대로 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헌법은 사법부의 독립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한계내에서, 그것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부가 입법형성권을 발휘해 각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조직을 정하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려고 하는 법률을 만들면 이는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헌법재판소가 선출된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본인이 대통령이 됐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대로라면 이는 잘못된 겁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선출된 권력인 국회가 만든 법률을 무효화합니다. 선출되지 않은 각급 법원이 선출된 권력인 국회의원의 선거 범죄 등에 대해 당선 무효 형을 내리면 국회의원직도 박탈됩니다. 이게 잘못된 겁니까? 선출된 권력은 임명된 권력보다 위라는 것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 ‘정치의 정치화’, ‘사법의 사법화’가 사법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강합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겠습니까?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적으로 여야 간 타협과 조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굳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사법의 정치화는 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고, 법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을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정치적인 고려를 해 공정하지 못한 결론을 내는 현상을 뜻합니다. 우선 사법의 정치화 문제는 여러 원인이 있겠습니다. 무엇이 법이고 무엇이 정의냐는 기준을 자꾸 흔들고, 법적인 기준에 따라 처벌돼야 마땅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탄압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게다가 정치적 편향성을 갖는 재판관들에 의해 왜곡된 결론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죠. 사법부 코드 인사가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명을 얘기 안 하더라도 많은 국민들이 아실텐데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게 대표적입니다. 헌법재판관 하기에는 커리어가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데도 오히려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진영에서 노골적으로 코드 인사를 하는 거죠. 대법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에서 주요 보직자나 법원장도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는 것이 문제인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인(sign)이 가는 거예요. 오로지 헌법과 법률 그리고 개인적인 정치적 소신이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직업적인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대신 법리에 어긋나더라도 내 정치적인 소신에 맞고 내가 속한 진영에서 환영하는 판결을 내리는 거죠.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국회 축소판이라면 재판이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 코드 인사를 막아야 하는 겁니다. 특히 최고 사법부, 대법관 구성과 헌법재판소 구성에 있어서 코드 인사가 가장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봅니다. 학계에서는 개헌을 한다면 이런 코드 인사를 막기 위해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그리고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 모두 다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되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은 대법관 임명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합니다. 원내 과반 의석만 갖고 있으면 마음대로 코드 인사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를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바꾸면 정치색이 크게 뚜렷하지 않은 합리적인 분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될 가능성이 높겠죠. 현재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을 선출하는 방식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은 국민적 신뢰가 굉장히 높습니다. 현행 헌법하에서라도 국회가 대법관 동의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하는 건 스스로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안됩니다. 헌법 제49조에서 헌법과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법률에 특별한 조항을 두면 됩니다. 의원들이 솔선수범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지고 다수결로 밀어붙여도 민주주의인 걸로 착각하고 있는데요. 그게 나치 방식이에요. 공산주의 방식도 똑같습니다. 공산주의도 의회집중제라고 해서 형식적으로 선거를 합니다. 대의원 선거를 해 인민 대의원에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는 겁니다. 그게 소비에트 방식입니다. 국회에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고, 국회가 법원과 헌법재판소 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건 나치 방식이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렇게 못하게 하기 위해 권력 분립, 사법부의 독립, 복수정당제 가 있는 겁니다. 이런 것들은 절대로 침해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입니다. 이를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제거하려고 하는 정당은 헌법 제8조 4항에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걸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동욱기자 fufus@
- 정치개혁과 관련,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나치즘과 공산주의는 대척 관계에 있는데 사실은 데칼코마니입니다. 지금 그런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인데 그래도 해법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무엇보다 선거 제도가 왜곡돼 있습니다. 소선거구 다수대표제 그리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인데 득표율과 의석수 간 불일치, 위성정당 난립을 야기합니다. 득표율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5~6%포인트 밖에 차이가 안났는데 의석수 차이는 60석 이상입니다. 이는 국민 의사의 왜곡입니다. 민주당이 너무 과대표된 거죠. 과대표됐는데도 권력을 잡고 보니 너무나 달콤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거든요. 그야말로 제왕적 국회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선거 제도를 국민의 의사가 왜곡 없이 의석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바꿔야 된다고 봅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대상으로 한 3대 특검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헌법상 내란죄가 성립되는 겁니까?
“내란죄 구성 요건은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해야 됩니다. 국헌을 문란할 목적은 형법에 규정돼 있는데,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과 경찰을 국회에 보낸 이유가 무엇이냐,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냐가 핵심입니다. 군과 경찰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했다가 해제한 것이 중간 간부들이 상부의 명령을 불복종해 자신들의 판단으로 들어가게 해 준 것인지 이런 것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겁니다.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앉아 있었는데 계엄 해제 요구를 막기 위해 끌어내라고 지시한 게 맞는지도 관건입니다. 이런 사실관계가 인정된다면 윤 전 대통령과 일부 사람들은 내란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때 국무회의를 소집했던 한덕수 총리나 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은 계엄 선포를 몇시간 전에 알았다는 것만 가지고는 내란죄의 고의를 같이 했다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란 특검은 너무 확장해서 봐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민주당은 국가 형사사법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안대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중수청의 행정안전부 산하 이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국가수사본부의 신설 등이 이뤄지면 수사가 복잡해지고 경찰의 권력이 비대해져 국민 피해가 막심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직접 수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지휘권 내지는 보완 수사 요구권의 구속력은 인정해야 합니다. 수사 지휘권 내지는 보완수사 요구도 수사권의 일종이거든요.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이 아니라 검찰이 인지해 직접 수사하는 걸 막아야 되는 거죠. 그 권한을 오남용해 정권의 수사를 뭉개고, 정권이 바뀌면 항상 검찰을 정적을 제거하고 숙청하는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먼지털이식 수사로 온갖 별건수사도 벌였습니다. 이런 것은 하지 말아야 됩니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런 면에서 검찰을 비난하는데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본인들도 검찰을 그렇게 오남용했습니다. 게다가 특검을 거의 상설화해 오남용하고도 있죠.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검찰청 검사를 모델로 한 겁니다. 검사가 원래 수사해야 되는데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느라고 공정한 수사를 하기가 어려운 특별한 경우에 특별히 임명해 현행 검찰청법상 검사의 권한을 한시적으로 행사해서 수사하고 기소하도록 하는 겁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면 특검은 기소권만 행사해야지 왜 수사권을 가집니까? 이 자체가 모순입니다. ‘더 센 특검법’에는 특검 활동 기한이 종료되면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겨 국수본이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사지휘권은 지금 현재 검사도 갖고 있지 않는데 특검이 그걸 가질 수 있겠습니까? 활동 기한이 종료됐으면 수사를 중단해야 되는데 국수본에 넘기고 국수본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한다는 건 수사를 계속하라는 겁니다. 수사권에는 직접 수사를 하는 것도 있고, 수사 지휘를 하는 것도 있고, 보완 수사 요구를 하는 것도 있고, 직접 보완 수사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게 다 수사권입니다. 수사권이라는 게 뭔지 개념도 모르는 사람들이 검찰청 폐지 법안 만들고, 특검법 만들고, 더 센 특검법 만들고 이러니 나라가 뭐가 되겠습니까? 민주당 안대로 검찰 개혁이 이뤄지면 국민 입장에서는 수사가 길어지고, 재판도 길어지고, 수사권이 너무 중복됩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정치 경찰’을 부추겨 정권이 수사권을 장악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검찰 중에는 (정권의) 말을 안 듣는 검사들이 있습니다. 직을 거는 검사들이 있는 겁니다. 직을 걸고 수사하고 옷 벗으면 변호사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경찰은 직을 걸고 수사를 못합니다. 정권에 대항하는 수사를 해 잘리면 변호사를 할 수가 없잖아요. 경찰 수뇌부는 절대로 수사와 관련해 정권의 의사에 거스를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권력의 향배가 어디 있는지에 대해 가장 민감합니다. 그러면 대통령 부인이나 친인척 비리 제보가 들어와도 수사를 뭉개겠죠.”
- 민주당 안대로라면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이 모든 수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고, 경찰 권력이 엄청나게 막강해집니다. 그러면 누가 , 어느 조직이 이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경찰은 검찰개혁안이 통과되도 10중 수사통제가 되니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타당한 얘기인가요?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를 만든다고 하는데 국수위야말로 공안 국가, 경찰 국가를 만드는 으뜸 공신이 될 겁니다. 국수위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거 얘기하는데 국수위는 김종민 변호사에 의하면 중국의 감찰위원회와 똑같다는 거 아닙니까? 국수위 위원은 국회에서 4명, 대통령 4명, 국수위 추천위원회에서 3명 이렇게 뽑도록 돼 있습니다. 11명으로 구성하고 재적 과반 출석에 출석 과반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구조입니다. 국수위 추천위원회에는 법무장관 공수처장 공소처장 등 대통령의 사람인 5명이 당연직으로 들어갑니다. 11명 중 7명이 대통령 의중으로 채워지죠. 국회 몫 4명 중 2명은 민주당 몫이겠죠. 그럼 2명은 야당 몫인데 민주당은 한 명은 교섭단체, 다른 한 명은 비교섭 단체 그러니까 범여권에 추천권을 줄 겁니다. 그러면 11명 중 10명이 친정부 성향인 노골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될 겁니다. 국수위의 권한은 무섭습니다. 수사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다 통제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심지어 실시간으로 개별적인 사건의 수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휘할 수 있게 돼 있어요. 더 나쁜 것은 수사관 등에 대해 징계나 감찰 요구도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정권에서 덮으라고 했는데 덮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겁니다. 이거야말로 수사를 장악하고 독재를 노골적으로 하겠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전체주의 메커니즘, 독재의 메커니즘입니다.”
- 최근 국회 공청회에서 검찰총장이 헌법기관인지를 둘러싸고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과 벌인 논쟁이 사회적으로 회자됐습니다. 민주당이 헌법상 기관인 검찰청을 하위 법률로 바꾸는 건 위헌이라고 하셨는데 왜 그렇습니까?
“헌법은 헌법 제정 권력자이자 개정 권력자인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겁니다. 헌법에 명시된 문구는 하위 법에서 절대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총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검찰청이라고 하는 기관 없이 검찰총장이 있을 수 있습니까? 헌법에는 국회는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다 이렇게 돼있어요. 국회의장은 국회 없이 있을 수 있습니까? 감사원장은 감사원을 전제한 거죠. 헌법 기관은 넓은 의미로 보면 헌법상의 기관을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거를 조작하더라고요. 헌법에 이름이 명시된 기관일 뿐만 아니라 헌법에 그 권한이 명시되어 있는 기관만이 헌법상의 기관이고, 헌법에 이름만 규정된 기관은 법률상의 기관에 불과해서 폐지하거나 이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헌법의 문구를 무시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이죠. 검찰총장 문구가 딱 한번 나오는데 그거 갖고 그러냐는 거예요. 헌법에 국회의장, 부의장 단어도 딱 한 번 나옵니다. 그리고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구체적인 권한은 헌법에 없습니다. 국회법이나 다른 법률에서 규정돼 있거든요. 명칭만 나오고 그리고 권한은 헌법에 언급 안 돼 있다고 해서 국회의장을 폐지하고, 명칭을 변경해도 됩니까?”
- 민주당이 대법 판결을 헌재에서 다퉈보자는 ‘4심제’ 도입을 추진하다 중단 상태입니다. 바람직한 방향이나요?
“재판에 대한 헌법 소원은 헌법학자로서는 평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다만 그게 제대로 작동하려면 개헌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다는 문구만 삭제해서는 헌법재판소 기능이 마비될 겁니다. 재판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 이 권한이 있습니다. 계류 중인 사건의 90% 이상이 재판소원인데 인용률은 2%도 안 된다고 합니다. 중요치 않은 사건들을 심리하느라 헌법적으로 정말 집중해서 봐야 되는 중요한 사건들을 심리할 여력이 없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전원 합의체에 해당하는 전원 재판부가 2개가 있습니다. 각각이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그러니까 헌법재판소가 두 개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제나트라고 하는데, 각 제나트가 8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각각 독일 연방헌법 차파스 이름으로 재판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전원재판부가 하나밖에 없는데 감당이 안될 겁니다. 하급심 법원에 대한 상소율 자체 또한 우리나라가 어마어마하게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헌을 통해 갖고 전원 재판부를 2개 내지는 3개로 확장해 준비하지 않고 4심을 도입하는 것은 헌법재판소를 사실상 무력화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이 거세질 경우 사법부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건 국민의힘의 그런 바람이라고 봅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들도 수모를 겪고 있는데 하급심 판사들이 용기내 재판을 재개하겠습니까?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봅니다. 헌법 제84조 해석에 따르면 개인적으로는 재판이 정지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원이 알아서 재판을 중지하기보다는 일단 재판을 진행하고 대통령이 권한 쟁의를 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했습니다. 헌법 제84조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침해했다면서 법원을 상대로 권한쟁의를 하면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야지 법적으로도 클리어하고. 알아서 정지시킨 것은 법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않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