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12년 만에 박근혜에게 다가가 “건강하시냐”

심우삼 기자 2025. 9. 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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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유튜브 갈무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12년 만에 한자리에서 만나 악수했다.

중앙일보는 18일 두 전직 대통령이 전날 자사 창간 60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이 전 대통령이 “아, 오랜만이에요. 여전하시고? 건강하시고요?”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고 박 전 대통령이 웃으면서 손을 맞잡는 장면이 담겼다. 중앙일보는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있던 이 전 대통령이 뒤이어 나타난 박 전 대통령을 보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청했다고 전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만남은 2013년 박 전 대통령 취임식 때가 마지막이었다. 통상 새 대통령 취임식에 전직 대통령들이 참석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만남의 간격이 긴 편이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식장을 떠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땐 취임식이 없어 전직 대통령들이 모일 기회가 없었다. 제19대 대선이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져 후임 대통령의 임기가 곧바로 시작된 영향이다.

설사 취임식이 진행됐더라도,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개명 뒤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면된 뒤 구속 수감 중이었던 터라 두 사람의 만남은 불가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의 중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4년9개월간 복역하다가 문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2021년 12월 풀려났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5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땐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박 전 대통령은 참석했지만 이번엔 이 전 대통령이 복역 중이어서 취임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삼성그룹으로부터 미국 소송비와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12월 윤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수감 2년8개월 만에 석방됐다.

영어의 몸에서 풀려난 두 전직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때도 성사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보궐선거로 당선돼 문 전 대통령처럼 별도 취임식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후 광복절에 취임식을 대신할 ‘국민임명식’을 열고 두 전직 대통령을 초청했으나 양쪽 다 불참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만남으로 이들의 ‘앙숙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였던 두 사람은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으며 갈등 관계를 형성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최태민(최서원 아버지) 일가의 관계, 국정농단 가능성 등을 제기했고, 박 전 대통령은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다스·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으로 맞불을 놓았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서로가 제기한 의혹이 족쇄가 돼 처벌을 받게 됐다.

갈등의 골은 번갈아 가며 이뤄진 공천 학살로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이명박 정부에선 친박 인사들이 대거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고, 거꾸로 박근혜 정부 땐 친이계가 그 대상이 됐다. 이후 친이계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당을 탈당하기도 했다. 이 기간 벌어진 친박계와 친이계의 계파 갈등은 지금껏 보수 정치권의 가장 극렬한 내부 대립으로 회자되고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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