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어야 힘 쓴다” 믿는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송무호 2025. 9. 18. 1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95. GLP-1 기반 비만약 ⑤

살 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최신 주사약인 고가의 위고비는 15%라는 체중 감량의 한계가 있고, 투약 중단 시 요요현상이 나타나고, 장기 사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결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운동도 살 빼는 데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요즘 유행하는 저탄고지(키토제닉) 다이어트도 선전과는 달리 체중 감량은 주로 수분이 빠져 생긴 것이지, 체지방은 별로 안 빠지며, 장기간 지속하면 변비·고지혈증·인슐린 저항성·지방간·신부전·죽상동맥경화증·심근경색·뇌경색·암·조기 사망 등 여러 부작용이 생겨 중단하게 되는 일종의 '눈속임 다이어트'(Gimmick diet)다 [1, 2, 3].

약값 들지 않고, 요요 현상 없고, 힘들게 운동하지 않고, 체지방이 주로 빠지고, 장기간 해도 부작용 없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배부르게 많이 먹는데도 왜 살이 빠지고 날씬해질까? 여러 기전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칼로리 밀도'(Calorie density, 식품 단위 부피당 가진 칼로리)라는 개념이다.

진짜 살 빼고 싶은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할 개념 '칼로리 밀도'

과일과 채소는 부피에 비해 칼로리(열량)가 낮아 '칼로리 밀도가 낮은 식품'이고, 고기나 치즈는 부피에 비해 칼로리가 높아 '칼로리 밀도가 높은 식품'이다. 칼로리 밀도가 낮은 식품은 수분과 섬유질 함량이 높아 많이 먹어도 칼로리가 적고, 포만감을 쉽게 주어 살이 찌지 않는다. 반면 칼로리 밀도가 높은 식품은 칼로리에 비해 부피가 작아 많이 먹게 되니 살이 찐다 (아래 그림)[4].

* 출처: Forks over Knives, Calorie density

사람의 위는 무작정 늘어나는 조직이 아니다. 위 용량은 보통 0.8~1.5L다 [5]. 평균 약 1L 정도이고 위 용량의 약 60~70%가 채워질 때 포만감을 느낀다. 사과(200g) 4개면 약 80%를 채우니 배가 불러 더 먹기 힘들어진다.

만약 사과(50kcal/100g)로 배를 80% 채운다면 섭취 칼로리는 약 400Kcal이고, 치즈(300Kcal/100g)로 배를 80% 채운다면 약 2400Kcal가 된다 [6]. 정상 체중이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약 2000kcal로, 사과로 세 끼면 1200Kcal가 되어 살이 점점 빠질 것이고, 치즈로 세 끼면 7200Kcal로 엄청나게 살이 찔 것이다. 이처럼 음식 선택에 따라 체중은 쉽게 조절된다.

많이 먹고, 적게 먹고의 문제가 아니다

적게 먹어야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칼로리 밀도가 낮은 음식을 먹어야 살이 빠진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 등 식물성 식품들은 칼로리 밀도가 낮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찌지 않고 오히려 빠진다.

비만인 31명에게 육식을 완전히 배제한 채식으로 배불리 먹게 하고 체중 변화를 관찰한 결과, 단 4주 만에 평균 6% 체중 감량이 되었다 [7]. 서구식 식단으로 비만해진 20명의 하와이 원주민을 대상으로 3주간 채식으로 배부를 때까지 먹게 하는(ad libitum) 실험을 한 결과, 평균 7.8kg 체중 감량이 되었다 [8].

위고비를 '기적의 약'이라고 하지만, 매주 1회 주사를 약 1년 반 동안 맞아 15% 또는 15.3kg의 체중을 감량했다.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면 불과 3~4주 만에 6% 또는 7.8kg의 체중이 빠졌다. 어느 쪽이 더 기적인가?

세계 최고의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유명한 뉴질랜드 연구(The BROAD study)에 의하면 운동 없이, 식사량 제한 없이 배불리 먹게 하면서 채식(whole-food plant-based)의 체중 변화를 시험한 결과, 3개월에 8.6kg, 6개월에 12.1kg 감량이 되었다. 백분율로는 12.8% 체중 감량이었다 [9].

'네이처'가 주목한 특별한 실험, 'The BROAD study'

놀랍지 않은가? 약값도 들지 않고, 양껏 먹고, 운동도 따로 안 했는데, 아무런 부작용도 없이, 위고비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고정관념에 세뇌되신 분들에겐 믿을 수 없는 결과겠지만, 이게 과학이고 진실이다.

미국의 한 채식단체(Forks over Knives) 인터넷 사이트에는 채식으로 살을 빼고 병을 치료한 사람들 스토리가 수도 없이 많이 올라와 있다.

* 출처: Forks over Knives

채식하면 날씬하고 건강해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이 낮기에 잡식인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산다 [10, 11].

항간에 채식은 특정 영양소, 특히 단백질이 부족해질 거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인의 건강 및 영양 상태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가보건통계청(NCHS)에서 성인 약 1만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채식인은 식이섬유, 비타민 A, C, E, 티아민(비타민B1), 리보플라빈(비타민B2), 엽산(비타민B9), 칼슘, 칼륨, 철분, 마그네슘 등 거의 모든 영양소에서 잡식인보다 섭취가 더 많았으며, 단백질 섭취량도 권장량에 맞게 충분하다고 보고했다 [12].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는 것도 큰 착각이다. 우리 몸에서 힘, 즉 에너지를 내는 것은 탄수화물이지 단백질이 아니기에 고기를 먹는 것과 힘쓰는 것은 별 상관이 없다.

그래도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시는 분들은 어려운 영양학을 공부할 필요도 없이 자연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덩치가 큰 동물들은 육식동물이 아니라 초식동물이다. 초원의 풀을 먹고 사는 코끼리, 코뿔소, 고릴라, 황소, 말들을 보라. 이들의 먹이가 고기인가?

그건 동물의 이야기지 사람은 다르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 이런 원칙에는 차이가 없다. 이에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비만의 원인은 무엇인가? GLP-1 호르몬 부족으로 생겼는가? 운동 부족인가?

아니다. 애당초 비만이 GLP-1 호르몬 분비 부족으로 생긴 병이 아니기에 약으로는 근본 치료가 안 된다. 사람들이 약을 찾는 이유는 '힘들게' 땀 흘리며 운동해야 살 빠지는 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지만, 운동 부족이 비만의 원인도 아니다.

비만의 진짜 원인은?...잘못된 식습관

비만의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동물성 식품(고기, 생선, 우유, 계란)과 가공식품(햄버거, 가공육, 치즈, 아이스크림, 과자, 케이크, 청량음료)을 멀리하고, 자연이 만들어준 식물성식품(현미밥, 과일, 채소, 나물, 감자, 고구마, 버섯, 해조류, 견과류, 콩)을 복잡하게 칼로리 계산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마음껏 배불리 먹기만 하면 된다.

2, 3일 지나면 변비가 없어지고 체중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2, 3주 지나면 혈당, 혈압, 고지혈증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2, 3개월 지나면 날씬하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필자도 한때 과체중, 당뇨, 통풍 환자였다가 채식 후 정상 체중이 되었고 당뇨와 통풍이 완치되었다.

채식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진짜 건강한 몸을 만들어준다. 하버드대에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30년 넘게 관찰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 채식 위주의 사람들이 심장병을 포함해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질환에 덜 걸려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발표했다 [13]. 체중을 관리하고 건강에 신경 쓰는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이게 아닌가?

입맛을 살릴 것인가? 건강을 살릴 것인가?

채식이 좋은 건 알겠지만 고기에 든 '입맛'을 바꾸기 힘들다는 분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심장내과 의사로 미국심장학회 회장도 역임한 킴 윌리엄스(Kim Williams) 박사는 채식으로 심장병을 극적으로 고친 한 환자가 해준 말을 이렇게 전했다 [14, 15]. ''내 건강보다 맛있는 음식은 없다(There is no food that tastes better than my health).''

맞다. 분명히 입맛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 아직도 비만 탈출에 성공 못 한 이유는 식탐이 많아서, 또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다.

문제는 음식이다. 최고의 비만약은 채식이다. 결과는 필자가 보장한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M Mazidi, N Katsiki, DP Mikhailidis, et al. Lower carbohydrate diets and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and pooling of prospective studies. Eur Heart J 2019;40(34):2870-2879.

2. Y Schutz, JP Montani, AG Dulloo. Low‐carbohydrate ketogenic diets in body weight control: A recurrent plaguing issue of fad diets?. Obesity Reviews 2021;22:e13195.

3. Harvard Health Publishing https://www.health.harvard.edu/staying-healthy/should-you-try-the-keto-diet

4. RS Najjar, RG Feresin. Plant-based diets in the reduction of body fat: physiological effects and biochemical insights. Nutrients 2019;11(11):2712.

5. Institute of human anatomy https://www.instituteofhumananatomy.com/blog/stomach?utm_source=chatgpt.com

6. 국가표준식품성분표 https://koreanfood.rda.go.kr/kfi/fct/fctFoodSrch/list?menuId=PS03563

7. RS Najjar, CE Moore, BD Montgomery. Consumption of a defined, plant-based diet reduces lipoprotein(a), inflammation, and other atherogenic lipoproteins and particles within 4 weeks. Clin Cardiol 2018;41:1062-1068.

8. TT Shintani, CK Hughes, S Beckham, HK O'Connor. Obesity and cardiovascular risk intervention through the ad libitum feeding of traditional Hawaiian diet.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991;53(6):1647S-1651S.

9. N Wright, L Wilson, M Smith, et al. The BROAD study: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using a whole food plant-based diet in the community for obesity, ischaemic heart disease or diabetes. Nutrition & diabetes 2017;7:e256.

10. MJ Orlich, PN Singh, J Sabaté, et al. Vegetarian dietary patterns and mortality in Adventist Health Study 2. JAMA internal medicine 2013;173(13).1230-1238.

11. D Li. Effect of the vegetarian diet on non‐communicable diseases. Journal of the Science of Food and Agriculture 2014;94(2):169-173.

12. B Farmer, BT Larson, VL Fulgoni III, et al. A vegetarian dietary pattern as a nutrient-dense approach to weight management: an analysis of the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1999-2004. 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2011;111(6):819-827.

13. M Song, TT Fung, FB Hu, et al. Association of Animal and Plant Protein Intake With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JAMA Intern Med 2016;176(10):1453-1463.

14. Chicago Tibune https://www.chicagotribune.com/2014/08/16/top-cardiologist-touts-vegan-diet-to-patients/

15. Kim Williams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6ExFdMW63io

송무호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