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위험 막는 약 곧 생산 중단, 어린이 인슐린 공급 흔들... 필수약 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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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불안장애와 발작 치료에 쓰이는 주사제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과 소아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수인 인슐린의 국내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두 약 모두 국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만, 수익성 악화 또는 공급망 문제로 생산·유통이 어려워진 탓이다.
필수의약품 공급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아티반은 원가는 오르는데 약가는 제자리라서, 인슐린은 국내 공급이 특정 업체에 쏠려 있어 생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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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당뇨병 인슐린도 공급 중단 위기
필수의약품 50% 가까이는 공급 안 돼
대책 없이 업체만 바라보는 보건당국
"약값·공급망 문제 도대체 언제까지"

급성 불안장애와 발작 치료에 쓰이는 주사제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과 소아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수인 인슐린의 국내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두 약 모두 국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만, 수익성 악화 또는 공급망 문제로 생산·유통이 어려워진 탓이다.
생산 중단 예고됐는데... "업체 간 논의"라고만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아티반 생산 중단을 예고했다. 생산은 올해 말까지, 재고 공급은 내년 상반기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약을 생산하는 제조설비의 수명 연한이 다했는데, 이미 수익성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설비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티반은 일동제약이 화이자에서 국내 판권을 확보해 1982년부터 국내에 독점 공급해온 약으로, 불안, 긴장, 발작 등 신경정신과적 증상 완화와 마취 전 진정에 사용된다.
의료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살 위험이나 발작 환자 치료에 아티반 대체재가 없다"며 "공급이 중단되면 의료 현장의 혼란과 환자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대안이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업체(일동제약)가 내년 7월까지 공급을 지속할 것이고, 생산 지속을 위해 업체 간 논의 중임을 우리 처에 알려왔다"고만 전했다. 현재 삼진제약이 아티반을 위탁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내년 중 공급이 끊길 수 있는 만큼 당국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급 위기 예상됐는데... "환자 위한 대안 없어"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수인 인슐린 공급도 중단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인슐린은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국내 의약품 위탁시험기관 SLS바이오의 품질검사를 거쳐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SLS바이오가 식약처로부터 품질검사기관 재지정 불허 통보를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품질관리 제도의 엄정함은 중요하지만,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이 먼저 마련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공급 위기가 예상됐는데도 당국이 품질검사 불허 이후를 대비해두지 않았다는 얘기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업체가 재지정을 받을 때까지 인슐린 공급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의약품 공급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필수의약품 473개 가운데 225개(47.6%)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102개는 품목허가 자체를 받지 못했고, 123개는 품목허가는 받았으나 유통되지 않는다. 국내 필수의약품 목록은 세계보건기구(WHO)를 참고했기 때문에, 생산되지 않더라도 개념상 필수적인 의약품까지 포함하고 있다. 2020~2024년 7월 사이 공급이 중단된 필수의약품은 총 108개나 됐다. 주요 원인은 판매 부진(18건), 제조원 문제(18건), 수익성 문제(17건)였다.
전문가들은 낮은 약가와 공급망 집중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티반은 원가는 오르는데 약가는 제자리라서, 인슐린은 국내 공급이 특정 업체에 쏠려 있어 생긴 문제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필수의약품에 대해 상시 약가 가산과 최저보장 약가를 도입하고 공공조달, 다공급자 구조로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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