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대상, 에티오피아 내전 참상 고발 ‘침묵의 무기’

고귀한 기자 2025. 9. 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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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적 마리안 게티·안녜스 나밧···전쟁 성범죄 고통 알려
뉴스상 12·3 계엄 봉쇄에도 현장 생중계···영상기자 48인 수상
2025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대상 수상자인 마리안 게티(왼쪽)와 안녜스 나밧. 5·18기념재단 제공

2025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는 18일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로 프랑스 국적의 마리안 게티와 안녜스 나밧을 선정했다. 이들은 다큐멘터리 <침묵의 무기>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에서 자행된 성폭력과 인종청소 실태를 고발했다.

조직위원회는 이날 광주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인 <침묵의 무기>는 정부의 철저한 언론 통제 속에서 피해자 증언과 현지 기록을 확보해 60만명의 희생자를 낸 내전의 참상을 알렸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운영하는 공영방송 채널 ‘ARTE’를 통해 지난해 11월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는 국제사회에 전쟁범죄 실태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상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박한 상황을 기록한 ‘한밤의 계엄령’이 차지했다. 계엄군 봉쇄에도 현장을 생중계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48인의 영상기자’ 가운데 박현철(SBS)·임채웅(MBN)·박재현(JTBC)·김우성(아리랑TV) 등 4명이 대표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집상은 프랑스24가 제작한 <아이티: 갱들의 철권통치>에 돌아갔다. 프랑스 국적의 카트린 노리스 트랑, 로메오 랑글루아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장악한 갱단의 현실을 피해자 증언과 지도자 인터뷰로 담아 국제사회 주목을 받았다. 방송 직후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했고, 유엔 전문가 보고서에도 인용됐다.

올해 처음 제정한 ‘유영길상’은 알자지라 잉글리쉬의 ‘포화 속의 아이들’이 받았다. 팔레스타인 국적의 아슈라프 마샤라위, 아멜 게타피, 조쉬 러싱, 싱겔리 애그뉴가 제작한 이 작품은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정밀 타격의 표적이 되는 현실을 의료 자료와 영상 증거로 제시해 국제사회의 책임을 환기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최초로 영상 취재한 고 유영길 기자를 기리려 만든 상이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1989년 중국 민주화 시위를 기록한 영상기자 미국 국적의 신디 스트랜드(전 CNN 베이징 지국)와 조나단 쉐어(CNN), 호주 국적의 고 윌리 푸아(호주 ABC)가 함께 받았다. 이들은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탱크맨’(톈안먼 사건 직후 탱크를 막아선 인물) 장면 등을 비롯해 현장 취재 기록을 전 세계에 전했다.

마리오 슈미트 심사위원장(독일 ARD-NDR 선임기자)은 “힌츠페터상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을 넘어, 정의가 부재하고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위험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서는 언론인의 용기를 조명한다”며 “올해 수상작들은 전쟁과 폭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담아내며, 모두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1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로비에서 열린다. 대상과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뜻을 기려려 2021년 제정한 이 상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현장을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한국 유일의 국제보도상이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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