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부패와 횡령으로 ‘홍수방지 예산’ 13조원 증발...시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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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홍수 방지 사업에 투입됐던 13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정부 예산이 부패와 횡령 등으로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18일 필리핀 PNA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 3년간 수천 건의 홍수 방지 사업에 약 5,500억 페소(약 13조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필리핀 법원은 이날 홍수 방지 사업과 연계된 은행 계좌 135개에 대해 동결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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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오는 21일 대규모 시위 예고

필리핀에서 홍수 방지 사업에 투입됐던 13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정부 예산이 부패와 횡령 등으로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네팔 등 아시아 각국에서 권력형 부패에 항의해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필리핀으로도 번지고 있다.
18일 필리핀 PNA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 3년간 수천 건의 홍수 방지 사업에 약 5,500억 페소(약 13조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런데 지난 7월 사업 점검 과정에서 계획보다 열악하거나 시행조차 되지 않은 사례가 속출했고, 이 과정에서 미완성이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사실도 확인됐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사업 부패를 조사하고 책임자를 형사고발 할 독립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3년간 추진된 약 9,000건의 홍수 방지 사업 가운데 6,000건 이상이 부적절하거나 비정상적이었다"며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피해 규모 산정에도 착수했다. 재무부는 사업 부패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23년부터 올해까지 최소 423억 페소(약 1조300억 원)에서 최대 1,185억 페소(약 2조8,8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체 사업 비용의 약 25~70%가 부패로 사라졌다는 분석에 근거한 추정치다.
랠프 렉토 재무장관은 지난 3일 상원 청문회에서 “유령 사업과 저품질 사업들이 있었다”며 “예산이 제대로 집행됐다면 2023년과 지난해 경제 성장률을 6%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성장률은 각각 5.5%, 5.7%에 그쳤다.
상원 조사에서는 관련 업체가 고위 정치인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홍수 대응 공사와 관련해 자신들이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인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을 포함한 하원의원 최소 17명에게 돈을 줬다고 폭로했다. 이에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은 전날 “홍수 방지 예산 비리 의혹을 조사 중인 위원회가 부당한 영향력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사임하겠다”며 직을 내려놨다.

의혹이 확산하면서 담당 부처인 공공사업·고속도로부의 마누엘 보노안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프랜시스 에스쿠데로 상원의장 역시 뇌물 수수 의혹으로 물러났다. 필리핀 법원은 이날 홍수 방지 사업과 연계된 은행 계좌 135개에 대해 동결 명령을 내렸다.
강도 높은 후속 조치에도 민심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필리핀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필리핀 국립대에서 학생 3,000여 명이 동맹휴업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오는 21일에는 마닐라에서 대대적인 항의 집회가 예정됐다. 시위 예상 지역 주변에는 이번 비리 의혹과 관련된 정치인들이 거주하는 부촌이 포함돼 경찰과 군은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시민들은 격노하고 있고, 나도 화가 났다.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함께 거리에 나섰을지도 모른다”며 “지금 일어나는 일이 옳지 않으며 우리 모두 분노해야 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위는 평화적으로 유지돼야 하며, 폭력이 발생하면 사법당국이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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