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잠실 2시간? 제주도도 다녀와”…민주, 한강버스 비판

18일 서울시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을 시작했지만 ‘국내 첫 수상 대중교통’이라는 도입 취지를 무색게 하는 여러 운영상 한계가 노출되면서 첫날부터 여권에서는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강버스는 한강의 기적에 집착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대중교통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2023년 영국 런던 출장 당시 템스강을 오가는 ‘리버버스’를 탄 뒤 추진을 지시하며 도입됐다.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이날부터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 구간을 12노트(시속 23㎞)로 운항한다. 하루 14회 운행하며 운항 시간은 오전 11시(출발지 기준)부터 밤 9시37분(도착지 기준)까지다. 새달 10일부터 출퇴근 급행 노선을 포함해 하루 30회, 12월에는 하루 48회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강버스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지점은 ‘출퇴근길 교통 혁신’이란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대중교통에 걸맞은 쾌속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한강버스의 마곡~잠실 구간은 127분, 급행은 82분이 소요돼 출퇴근길 수요를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차 간격도 새달 10일 전까지 1시간~1시간 30분 간격이다. 반면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2호선 잠실역까진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한강버스를 타고 내리는 선착장의 접근성도 한계로 꼽힌다. 잠실 선착장에서 2호선 잠실새내역까진 도보로 17분가량이 걸린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대신 굳이 한강버스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할 유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허 부대표는 “(한강버스가) 지하철보다 2배 이상 느리다”고 꼬집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시간이면 제주도도 다녀오겠다”고 지적했다.
폭우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항이 중단되다 보니 정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첫 운행에 앞서 취항식과 탑승식이 있었던 전날, 한강버스는 폭우로 인해 한강 시계가 1㎞ 미만으로 떨어져 운항을 중단해야만 했다. 폭우로 팔당댐에서 (초당) 3천톤의 물을 방류해도 운항을 정지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겨울철 한파로 강이 얼어도 운항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날씨가 좋을 때만 운행하는 한강버스? 그것은 대중교통이 아니라 놀이기구”라며 “날씨가 궂어도 시민들은 매일 출퇴근을 한다. 날씨 때문에 멈추는 한강버스가 진짜 시민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차라리 ‘대중교통’이라는 수식어를 버리라”며 “그냥 저렴한 공공 유람선이라고 인정을 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사업의 적절성을 제대로 따져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강버스에는 92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다. 연간 운영비는 200억원인데, 탑승 수익은 50억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나머지 150억원을 광고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연 이게 대중교통 수단인지 유람선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며 “본인이 얘기한 것처럼 (한강버스가) 시민들에게 드리는 선물이 아니라 시민들께 드리는 또 한 번의 고통, 근심이 되지 않을지 이번 국감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대표도 “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의 혈세 납세 문제를 철저히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대중교통이 아닌 유람선에 가깝다는 누리꾼들의 탑승 후기가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잠실에서 옥수까지 40분이 넘게 걸렸다는 사실을 전하며 “탑승객의 99%는 3000원짜리 유람선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엑스(X·옛 트위터)에 탑승기를 올려 “관광 목적이면 몰라도 출퇴근 용도로는 부적합할 것 같다.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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