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수증 재활용에 위장전입까지···해경 ‘쌈짓돈’된 교통지원금

해양경찰청에서 최근 3년간 교통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직원이 83명으로 집계됐다. 본청 근무자 10명 중 1명꼴로 지원금을 빼돌린 셈이다. 해경 내 공직 기강 해이, 내부 통제 부실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8일 해경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교통지원금을 부당 수령해 감사 처분을 받은 직원은 총 83명이었다. 본청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580명)의 14%에 해당한다. 직무고발 2명, 징계 17명, 시정 18명, 경고 31명, 주의 15명 등이다. 이들이 챙긴 교통지원금은 총 141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정 수령 방식은 허위 영수증 첨부부터 위장전입까지 다양했다. 인천에 거주하던 해경 직원 A씨는 출산과 산후조리를 이유로 자녀와 배우자 주소지를 전남 부모님 댁으로 옮겼다. 이후 교통지원금 449만원을 받았는데, 실제 이동은 8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100회는 버스·열차표를 미리 예매한 뒤 영수증만 챙기고 취소하는 수법을 썼다.
B씨는 서울 부모님 댁에서 거주하면서 배우자가 근무하는 부산으로 주소지를 옮긴 뒤 교통지원금 275만원을 받았다. 배우자가 사용한 KTX 승차권을 본인이 사용한 것처럼 허위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교통지원금을 2200만원이나 지급받은 C씨는 인천에서 제주를 매주 오가면서 타 시·도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지난 분기에 받았던 교통지원금 영수증을 재활용해 다음 분기에 재청구하거나, 사무실 서무담당자가 등록 거주지로 이동해 초과근무를 하지 않은 부서원의 초과근무까지 일괄신청해서 초과근무와 교통지원금을 중복 수령한 사례도 확인됐다. KTX 일반실 요금을 청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특실 요금을 청구하고 전액을 지급받은 사례도 있었다.
해양경찰청은 2022년부터 인사이동으로 타 관서에서 본청으로 전입한 직원이 가족들이 사는 등록 거주지로 이동할 때 교통비를 지급해주는 ‘교통지원금 지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3년간 교통지원금을 받은 직원은 405명, 총 5억4000만원에 달했다.
임 의원은 모호한 지급 기준과 소홀한 관리·감독이 부정 수령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리후생비로 쓰여야 할 예산이 일부 직원의 사적 이익으로 전락했다”며 “개정된 지급 기준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조현 장관,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 촉구
- [단독]누가 여기서 결혼하나···또다시 외면받은 ‘청년 축복 웨딩’
- ‘노무현 논두렁 시계 보도’ 거론 “SBS, 당신들도 언론인가”…봉하마을 간 정청래, 비판 가세
- [단독]이창수 전 지검장, ‘김건희 무혐의’ 처분 전 “주가조작 무죄 판례 검토” 지시
- ‘흑인 대학’ 장면에 온통 백인들···BTS ‘아리랑’ 트레일러 ‘화이트워싱’ 논란
- AI가 제역할 못해서? AI로 채용 줄여서?…회계사 연이은 사망에 동료들은 “그것만은 아닌데…”
- [단독]‘불법 촬영·성희롱 논란’ 자유대학 대표, 정통망법 위반 혐의 고발당해
- 트럼프 “이란과 주요 합의점 도출”···이란은 “접촉 없었다” 대화 부인
- 박형준 “부산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없다” 삭발···‘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촉구
- [속보]법원, ‘감형 대가 뇌물수수’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