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된 당신을 노립니다”…2030 노리는 보이스피싱

서울중앙지검 검사 김00입니다. *** 씨 전화 맞죠 ?
혹시, 이런 전화 받아보셨나요?
이제는 고유명사가 된 '보이스피싱'.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면서 방법은 더 정교해지고 있고, 피해 액수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30 노리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경찰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형태는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는, 이른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입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액은 6,753억 원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8,856억 원 중 76.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1건당 피해액은 7,438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건당 피해액인 4,218만 원과 비교해 76.3% 증가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대상 중 절반 이상이 20-30 청년층이라는 점입니다.
보이스피싱은 이른바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통념과 다르게 피해자 상당수가 청년층으로 드러난 겁니다.
피해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자 중 2~30대 비중은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피해자 중 34%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자 중 17%만이 2~30대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최근 범죄 조직이 금융 환경 변화에 밝은 청년층을 상대로 피해 자산 대부분을 가상자산 형태로 가로채면서 고액 피해가 많아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000씨는 이 사건의 피고인으로 기소되어서 몇 가지 진술을 해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동하고, 인터넷에서 확인한 3페이지의 서류를 촬영하세요"
상대적으로 디지털 범죄에 더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2~30대 청년층들.
하지만 범죄 조직은 오히려 비대면 금융 환경 및 가상자산 투자 등에 익숙한 청년층의 성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동시에 정교한 시나리오와 범행 수단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철저히 통제하고 고립시키는 전략을 사용해 이들의 약점을 파고들었습니다.
경찰은 범죄조직, 즉 보이스피싱범들이 이른바 '미끼문서'를 사용해 청년층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검찰청 000 수사관이다. 어제 등기를 보냈는데 전달이 안 되어서 연락했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합니다.
이후 "등기를 직접 수령하기 어려우면 IP주소를 불러줄테니 접속해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가 특정 웹사이트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만듭니다.
여기에 속은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피해자의 이름이 적힌 구속영장이나 인출 명세서 등의 정교한 가짜문서가 자동 생성되는 형태.
당황한 피해자의 눈엔 보이지 않지만, 모두 범죄에 이용된 '미끼문서' 들입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미끼문서를 마주한 피해자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말을 믿게 되고, 피해자 본인이 실제로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오인하게 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이후 두려움에 휩싸인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분리해 '가스라이팅' 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각종 재산을 파악한 뒤 이를 빼앗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범죄조직은 또 피해자의 협조를 강요하는데, 보안 유지를 위해 휴대전화 검열 조치가 필요하다며 기존 피해자가 사용하는 메신저가 아닌 <보안메신저>를 이용하도록 지시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화 삭제 등 증거인멸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시그널'이나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가 최근 자주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두 실제로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속게 된 피해자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범죄조직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치들입니다.
경찰은 최근 기관사칭형 범죄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해 피해자들이 숙박업소에 머물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도록 만드는, 이른바 '셀프감금'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자영업자를 상대로 국세청을 사칭하여 피해자에게 세금 미납 혐의를 추궁하거나 ▲해외에 체류 중인 교포나 유학생을 상대로 대사관 직원을 사칭한 뒤 해외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고 속이는 등 피해자의 직업이나 환경을 노린 맞춤형 수법들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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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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