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서른살 부산국제영화제…개막작 ‘어쩔수가없다’

손미정 2025. 9. 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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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6일 열흘간…경쟁영화제로 첫 출발
벨로키오·비노쉬 등 거장·배우 한 자리에
문턱 낮춰 포럼 부활·관객참여 행사 확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7일 경쟁영화제로서의 기념비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세계적 거장과 배우들이 대거 찾아 아시아 대표 영화제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다. 서른살 행사에 걸맞게 역대 가장 많은 상영작과 상영관, 다채로워진 부대행사들로 영화제를 꽉 채울 전망이다.

올해 영화제는 침체한 국내 영화산업에 활력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다. 다양한 관객 참여형 행사들로 영화제 문턱도 크게 낮췄다.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에서 “영화제의 30회를 맞아 많은 것을 변화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언제나 활기차고, 품격 있으며, 더욱 풍요로운 영화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역대 첫 단독 사회자로 나선 이병헌은 “95년에 첫 영화를 찍어서 30년 차 영화배우가 됐다”면서 “공자가 서른은 이립(而立, 비로소 선다)이라고 했는데, 30년이 되니 이제야 조금 스스로도 배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올해의 수상자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아시아영화인상에 자파르 파나히 감독, 한국영화공로상에 정지영 감독, 까멜리아상에 배우이자 감독인 실비아 창 등이 수상자로 선정돼 무대에 올랐다.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에는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선정됐다. 파나히 감독은 이날 수상 후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순간에 함께 했었는데, 3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에 함께할 수 있어 뜻깊고, 영광이다”고 말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CJ ENM 제공]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됐다. 지금의 한국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임과 동시에 개막식을 찾는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을 고민한 결과다.

‘어쩔수가없다’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만수’가 직장에서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원작이다. 이병헌이 주인공 만수로 분했고 손예진, 이성민, 박희순, 염혜란 등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박 감독은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개막작으로 부산에 온 것이 처음이라서 설렌다. 영화제가 30주년이라고 해서 더 설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을 필두로 올해 부산영화제는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상영관은 영화의전당 일대와 CGV센텀시티 IMAX관,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등을 더해 총 7개 극장, 31개 스크린으로 확대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경쟁 부문의 신설이다. 영화제는 경쟁 부문 초청 아시아 작품 14편을 대상으로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어워드’를 시상한다. ‘부산어워드’를 아시아 영화의 흐름과 비전, 경향 등을 보여주는 기회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추격자, 황해, 곡성 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대상 수상작은 오는 26일 폐막식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영화의전당 부산국제영화제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있는 방문객 [연합뉴스]

세계적 거장과 유명 배우들을 만나볼 기회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정 집행위원장은 “올해 부산 영화제의 해외 게스트 라인업은 기념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에는 아시아 대표 거장들이 총집결한다. 지아장커, 두기봉, 차이밍량, 마르지예 메쉬키니, 이창동, 박찬욱 등이 참여한다. 봉준호 감독은 특별기획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에 나온다.

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는 이번 영화제가 준비한 특별전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80년 생애 첫 아시아 지역 영화제 방문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한 배우 줄리엣 비노쉬는 15년 만에 부산을 찾는다. 전 세계 영화계의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명인 션 베이커 감독도 ‘왼손잡이 소녀’ 프로듀서 자격으로 부산에 왔다. 영화 ‘히트’, ‘콜래트럴’을 연출한 미 영화계 전설적 거장 마이클 만도 부산영화제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다.

포럼 비프도 3년 만에 재개된다. ‘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다. 지아장커 감독과 민규동 감독이 기조 발제를 맡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업 플랫폼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된다.

더불어 이번 영화제는 야외이벤트와 커뮤니티비프, 동네방네비프 확대 등을 통해 한층 더 관객, 시민 친화적 영화제로 꾸며진다. 관객이 직접 상영작을 선정하고 이벤트를 기획하는 커뮤니티비프는 올해 역대 최다 신청, 최다 투표를 통해 뽑힌 87개의 영화와 함께한다. 영화관에서 만나는 도서전, 콘서트, 공연, 드로잉 등 다양한 체험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덕분에 관객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서울에서 개막식 현장을 찾았다는 지채림(22) 씨는 “영화제를 보기 위해서 어제 가족과 함께 부산에 내려왔다”며 “올해 여러 행사가 준비돼 있다고 들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루림(27) 씨도 “개막식 일찍부터 영화의 전당을 찾은 관객들이 많아 바빴다”면서 “스태프로서 큰 영화 축제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부산=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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