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더 울었네··· ‘오열’ 박석민 “제가 지명 받은 날보다 더 기쁘더라”

박석민 전 코치(40)는 17일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펑펑 울었다.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 받은 아들 박준현(18·천안북일고)과 함께 무대에 오른 박 전 코치는 줄줄 눈물을 흘리며 “(박)준현이가 야구인 2세로 운동하면서 좋은 점도 있겠지만, 힘든 점도 있었을텐데 잘 커 줘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울었을까. 10개 구단 지명이 모두 끝나고 현장에서 만난 박 전 코치는 “모르겠다. 그냥 눈물이 나더라. 제가 원래 눈물이 많다”고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박 전 코치는 “선수 생활하면서도 많이 울었다. 슬퍼서 울기도 했고, 기뻐서 울기도 했다. 오늘은 정말 행복해서 울었다”고 덧붙였다.
박준현은 이날 드래프트 전부터 일찌감치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혔다. 키 188㎝, 몸무게 95㎏ 다부진 체격에 최고 구속 157㎞ 빠른 공을 던졌다. 고교 ‘빅 3’로 불리던 광주일고 김성준과 장충고 문서준이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1순위 경쟁자도 사실상 사라졌다.
박준현도 막판까지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고민하다 마음을 돌렸다. 박 전 코치는 “제가 준현이를 설득했다고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전혀 아니다. 저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다 존중할 테니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라고만 했다. 준현이가 고민하다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때 야구하는 걸 보면서 프로는 갈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전체 1순위는 최근에야 좀 기대가 되더라. 준현이가 한국에 남는다고 할 때부터 (1순위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박 전 코치는 2004 신인 드래프트 때 고향 팀 삼성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8시즌을 현역으로 활약했고, 올해는 두산에서 타격 코치를 맡기도 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아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22년 전 자신의 신인 지명이 떠올랐다. 박 전 코치는 “그때는 지금처럼 현장 행사도 없었고 1차 지명자만 신문에 나던 시절이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고향 팀에 지명을 받아서 정말 좋았다. 인생에서 최고로 기뻤다. 그런데 오늘이 더 기쁘다”고 웃었다.
이제 프로에 발을 내딛는 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박 전 코치는 “드래프트 몇 번인지는 이제 정말 의미가 없다. 프로 가면 다 똑같다. 누가 기회를 잡느냐, 기회를 잡기 위해 누가 더 준비를 잘 하느냐다. 열심히 노력하는 건 당연하고,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코치는 “준현이뿐 아니라 오늘 지명받은 모든 선수, 그리고 지명 안 된 모든 선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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