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금리 낮춘 美 연준…이제는 이창용의 시간
환율·자본유출 부담은 완화
서울 집값·가계대출 불안은 여전
10월 vs 11월 인하 전망 엇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가 2.0%포인트(p)에서 1.75%p로 좁혀지며 환율과 자본유출 부담은 완화됐다. 하지만 서울 주택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연준의 '방어적 인하'로 환경은 달라졌지만 한은의 결단은 결국 국내 변수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한·미 금리차 축소…부담 완화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낮춰 4.00~4.25%로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 차례 동결을 이어오다 9개월 만에 인하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더는 견고하지 않다"며 고용 둔화를 이번 인하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최근 일자리 증가세가 실업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밑돌고 있고,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위축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경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비관론에는 선을 그었다.
연준은 연내 두차례 정도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하로 한·미 정책금리 격차는 2.0%p에서 1.75%p로 줄었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질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급등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한은에 적지 않은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됐고 1380원대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이 축소됐다. 국고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FOMC를 앞두고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불확실성 해소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 중후반에 안착할 수 있다"며 이날 환율 예상 범위를 1377~1385원으로 제시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연준이 9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엇갈려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미국 관세 정책, 주요국 재정 건전성 등 대외 위험 요인에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은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추경 집행과 통화정책이 동시에 가동돼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판단하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추경 집행과 금리 인하가 동반될 때 정부 지출의 승수 효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하가 꼭 필요하다"며 10월에 0.25%p 인하를 전망했다.
서울 집값·가계부채 여전히 부담
다만 국내 변수는 여전히 뚜렷하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들은 "가계부채 증가 규모는 줄었지만 주택시장의 추세적 안정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45% 상승했다. 6월(0.95%)과 7월(0.75%)에 비해 오름폭은 줄었지만, 송파·용산·성동·서초 등 선호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9월 2주에도 0.09% 올라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도 다시 늘고 있다. 8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조1000억원 증가해, 7월 증가폭(2조7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금리 인하를 한두 달 늦춰도 경기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시그널만으로 서울 집값이 자극받으면 더 큰 문제"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도 미국의 금리 인하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한·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당하다. 부동산 수요 상승 염려가 있어 대출 규제를 발표한 바 있지만 대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 전환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기준금리가 이미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 여력이 제한적이다. 한은도 최근 경제에 대해 개선 시각을 보이는 만큼 급히 내릴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FOMC로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역시 중립적일 것"이라며 "한은도 4분기 중 1차례 인하는 실시할 수 있는 배경 정도는 마련됐으나, 미국 부담이 완화된 것이지 국내 부동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완화 기대 확산으로 연결 짓는 것은 다소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PA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8/dt/20250918104047957waza.png)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만유튜버 폭행범’ 중국인이라던 경찰…7시간 뒤 “한국인”
- ‘KT 소액결제’ 사건 용의자 2명 검거… 40대 中 교포
- 조두순, 초등교 하교시간 되면 ‘어슬렁’…법무부 1대1 밀착관리
- “커크 사망 기뻐하면 추방”… 총격 피살 ‘좌파 극단주의’ 보복 시사
- ‘3.9억원’ 中 플라잉카, 에어쇼 리허설 중 공중 충돌·추락
- [오늘의 DT인] ‘내일을 향해 쏴라’의 낭만 총잡이… 조용히 눈 감은 할리우드의 전설
- 경찰, 3명 숨진 ‘관악구 칼부림’ 피의자 신상 공개…41세 김동원
- “이재용 회장, 면회갈까?” 장남 지호씨 해군 장교 입대
- ‘던지기 마약’ 찾으려 아파트 단지 빙빙 돌다 잡힌 30대
- ‘反정부시위 지지’ 조코비치, 그리스 이주설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