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금리 인하 재개한 美… 한은 10월 인하도 탄력
연말 美 기준금리 중간값 3.9%→3.6%로 내려
한미 금리차 부담 던 한은… 10월 금통위 주목
집값 상승세가 변수… “11월로 인하 밀릴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하고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 부담 완화로 한은이 경기 하방 위험에 집중할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커졌다.
◇ 연준, 금리 4.00~4.25%로 낮춰… 연내 2회 추가인하 시사
연준은 16~17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00~4.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작년 9월(-0.50%p)과 11월(-0.25%p), 12월(-0.25%p) 연속 금리를 내린 뒤 한동안 동결을 유지하다가 9개월 만에 인하를 재개한 것이다. 우리나라와의 금리차는 2.00%p에서 1.75%p(상단 기준, 한국 2.50%)로 작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고용 둔화를 지목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간) 균형이 바뀌었다”면서 “우리는 좀 더 중립적인 정책을 향해 또 다른 조처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연준이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표현이 사라지고 ‘고용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달에 견줘 2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000명)를 크게 밑돈 것이다. 실업률도 7월 4.2%에서 8월 4.3%로 올랐다.
다만 연준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종전(6월) 전망 1.4%보다 높은 1.6%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도 1.6%에서 1.8%로 높였다. 파월 의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위험관리 인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고용시장 약화 우려가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의 주된 배경이 됐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 19명의 금리 전망을 표시한 도표)를 보면 연내 2회 추가 인하가 유력하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6월 3.9%에서 이달 3.6%로 0.3%p 떨어졌다. 연준이 0.25%p씩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할 때 2회 정도 추가 인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3.4%로, 올해 말 중간값 추정치보다 0.2%p 낮았다.
◇ 한미 금리차 부담 완화… 경기 둔화로 무게추 옮겨질듯
시장의 시선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린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으나, 신성환 위원이 2.25%로 내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이내 금리를 연 2.50% 밑으로 낮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연준의 결정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가 1.75%p로 좁혀지면서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8일 열린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외금리차가 역사적으로 가장 큰 2.0%p 수준인 상황”이라면서 “금리차도 하나의 리스크 요인으로 보면서 금리 정책을 펼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거세진 경기 하방 위험도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0.45%p, 0.60%p 낮출 것으로 봤다. 미국 관세가 우리나라의 무역과 금융, 경제 불확실성 모두에 영향을 줘 수출과 기업 투자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예상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1% 오르면서 6·2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다섯째 주 이후 10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 집값이 0.09%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고,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15%, 0.14%씩 올랐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올해 4분기에 금리 한 차례 내릴 것으로 보이고, 10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면서 “하지만 한은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11월로 밀릴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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