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사랑 알게 해준 그 남자… 지금도 잊어지지 않아요[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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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세월은 거짓말처럼 50여 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내 나이 지금 68세고, 그의 나이는 두 살 위인 70세가 되었을 터이다.
그때 나는 라디오를 벗 삼아 사연도 보내고 노래도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그 시대엔 남자 청년들이 여자애들한테 편지를 흔히 보내는 터라 잊어버리고 몇 달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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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세월은 거짓말처럼 50여 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내 나이 지금 68세고, 그의 나이는 두 살 위인 70세가 되었을 터이다. 그러니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이 16세였을 것이다. 그와 나는 내 나이 23세 정도까지 만났던 것 같다.
아주 심심산골 강원도 어느 산간마을에서 태어난 나는 초등학교 졸업 후, 더 이상의 배움을 이어갈 수 없었다. 지독한 가난뱅이 집, 딸 많은 집에 셋째 딸로 태어난 것이 어쩌면 그 시대로서는 죄인이었다.
그 시절엔 아들로 태어난 사람은 집안이 괜찮다면 대학공부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런 그는 내가 쳐다볼 수 없는 유식한 도련님이었다. 난 그런 도련님을 만나게 되었으니 당시에는 성공했다고 해도 될 것 같았다.
그와 내가 처음 알게 된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었다.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 논에서 모내기를 돕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우체국 아저씨가 편지 한 통을 건네주었다. 어느 날 라디오를 듣노라니 나의 주소와 이름이 나와서 얼른 주소 이름을 적어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부디 답장을 제게 주세요”라는 사연을 적은 편지였다. 그때 나는 라디오를 벗 삼아 사연도 보내고 노래도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그 시대엔 남자 청년들이 여자애들한테 편지를 흔히 보내는 터라 잊어버리고 몇 달이 지났다. 그 뒤로 몇 통의 편지가 더 왔고 드디어 나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많은 편지가 오고 간 몇 년 후 어느 날, 눈이 많이 온 겨울날이었다. 그는 대학생이었고 나는 옷 만드는 공장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다. 그가 날 찾아와 만났다. 우리 둘은 이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난 그가 참 좋았고 그도 나를 많이 좋아하며 아껴 주었다. 알고 보니 그는 이웃 동네가 고향이었다. 이웃 동네에 살고 있다고 하면 답장을 안 할까 봐 그 말은 안 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도회지에 나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나에게 오는 편지엔 도시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이웃 동네가 고향이란 것은 알 리가 없었다.
주말이면 그는 늘 나를 찾아와 주었다. 나도 그가 오는 주말이 점점 더 기다려지곤 했다.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5월이면 꽃잎을 두 송이 따서 하나씩 나눠 들고 계단에 서서 가위바위보를 했다. 이긴 사람은 한 칸씩 계단 오르기를 하면서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뽀뽀해주기가 벌칙이었다. 나는 계속 지고 싶었던 것 같다. 얼마나 그를 좋아했으면…. 그리고 몇 년 후, 그는 나를 떠났다. 군대에 다녀온다면서. 그 후로는 그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왜 내 가슴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더 미스터리 한 것은 지금도 그가 그립다는 것. 이해가 되진 않지만 그를 생각하면 가슴 저 밑바닥이 너무 쓰리다. 그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올라치면 눈물이 흥건하다. 그가 몹시 보고 싶다.
그가 말하던 눈이 큰 고향소녀,유정(가명)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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