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북한 공군 비행장이 사라진다? "온실농장 지어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선 압록강 건너 북한 신의주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유람선을 타고 상류 쪽으로 가면 북한 주민들의 말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접근하기도 합니다. 위화도는 여기 압록강 하류에 있는 작은 하중도(河中島)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위화도 역시 단둥 시내 압록강변에서도 잘 보입니다. 우리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인 게 고려 말 요동 정벌에 나섰던 이성계가 회군을 천명한 사건 '위화도 회군'의 그 위화도가 맞습니다.
이 섬은 압록강의 충적토로 되어 있어 땅이 비옥하고 섬 전체가 낮은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농사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지금 이곳을 대규모 온실농장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수해는 김 위원장이 고무보트를 탄 모습이 외신에도 나오며 화제가 됐던 터라 기억에 남지만 사실 이 지역은 상습적으로 크고 작은 수해를 입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넉 달 가까운 수해복구 끝에 이 지역에 1만 5천여 세대의 주택 건설을 마무리했고 지난 2월에는 온실농장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규모는 450 정보, 약 135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1.5배 크기라고 합니다.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이곳 온실농장 건설 현장과 제방공사 현장 등을 시찰했습니다. "주민들이 숙명처럼 여겨오던 물난리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며, 이곳이 "혁신 진흥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독려했습니다.
신의주 지구에 세워지는 온실농장이 '9차 당대회에 드리는 선물'로 훌륭히 완공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는 말이 덧붙여진 걸 보면 농장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곳 위화도에는 10여 년 전, 인근 황금평과 함께 북중합작 경제지대 건설이 추진됐었습니다. 계획은 대북제재와 국제정세 변화 등으로 무산됐는데 지금 북한의 움직임은 과거 계획이 완전히 변경됐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2019년에는 함경북도에 있는 경성비행장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중평 온실농장을 지었고, 2022년에는 함경남도에 있는 연포비행장을 밀고 연포 온실농장을 지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평양의 강동비행장을 밀어낸 자리에 강동 온실농장을 건설했습니다.

앞에 언급한 중평 온실농장의 채소는 주로 함경북도 주민들에게 제공되고, 연포 온실농장에서 나오는 채소는 주로 함경남도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만큼 이제 함경남북도의 주민들은 과거와는 달리 사계절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지금 짓고 있는 위화도 온실농장에서 재배될 채소는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일부의 분석도 있지만 주로 평안북도 주민들에게 제공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해당 지역에서 재배하는 채소는 주로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게 원칙으로 보입니다.
온실농장 관련 소식을 전하는 북한 보도에는 "지역 여건 때문에 과거 남새(채소)를 충분히 먹지 못하는 걸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사철 싱싱한 남새를 먹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식의 주민 인터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과거에는 못했던 게 가능해졌다, 채소에 대한 인민의 수요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각지에 잇따라 온실농장을 짓는 정책은 북한 정권에겐 민심을 추스르는 좋은 선전 수단이 되는 셈입니다.
군 비행장으로 쓰던 시설을 밀고 온실농장을 지었으니 맞는 말이긴 한데,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군 시설을 헐고 잇따라 온실농장을 짓는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사실은 북한군의 전략전술 변화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단거리 로켓이나 대구경 방사포 등의 포병 전력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곳곳에 산재해 있는 군 비행장의 활용도가 낮아졌고 전술적 의미를 상실한 곳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고 합니다.
공군 역시 전투기가 많이 노후화돼 있고 유류 사정도 어려워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인기를 도입하는 등 현대화하고, 비대칭 전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북한 입장에선 곳곳에 중복 건설된 비행장 관리에 들어가는 적지 않은 비용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군 비행장을 밀어내고 온실농장을 짓는 게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에는 아직도 활용하지 않고 방치되다시피 한 군 비행장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계절 채소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주민도 여전히 많습니다. 그런 만큼 군 시설을 헐고 온실농장을 짓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뉴스인사이트팀 김필국 논설위원》
김필국 기자(phil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757103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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