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폐기만이 진정한 평화…일부서 주장 남한 핵무장론 경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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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사 파크(59)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사무총장은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한겨레와 만나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가 미국의 핵확장억제(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즉각 가입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처럼 주변 국가들의 핵무기 위협을 크게 느끼는 나라들이야말로 핵무기 확산 경쟁에 가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성을 가장 강력하게 인식하고 핵무기 폐기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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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핵무기금지조약 가입 촉구

“미국이 과연 서울을 지키기 위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자국 도시를 희생할 수 있을까요?”
멀리사 파크(59)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사무총장은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한겨레와 만나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가 미국의 핵확장억제(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즉각 가입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핵무기금지조약은 2017년 국제연합(유엔) 총회에서 채택됐다. 2025년 기준 94개국이 서명하고 73개국이 비준해 2021년 1월22일부터 발효됐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등 9개 핵보유국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은 200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범했다. 2017년 핵무기금지조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미국에서 총을 더 많이 가진다고 해서 사람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진정한 안보는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가 아니라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함으로써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처럼 주변 국가들의 핵무기 위협을 크게 느끼는 나라들이야말로 핵무기 확산 경쟁에 가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성을 가장 강력하게 인식하고 핵무기 폐기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남한 일부에서 주장하는 남한 핵무장론에 대해선 “정말 경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한국인이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면 북한의 핵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북한도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본이 조기 항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본이 항복한 진짜 이유는 소련이 일본전에 참전하면서 전쟁의 판도가 결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핵폭탄이 전쟁을 끝냈다는 것은 역사 왜곡이다. 미국이 소련을 향해 새로운 무기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선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다른 핵보유국들 역시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후반 미국과 소련이 핵군축 협상을 했는데 당시 7만개였던 핵무기가 지금은 1만2천개로 줄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은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오판과 오작동을 일으키면 언제든지 핵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인간의 운은 다하고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핵전쟁이 기계의 선택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멀리사 파크는 국제연합에서 국제변호사로 근무하며 코소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뉴욕, 레바논 등지에서 활동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제개발부 장관도 지냈다. 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을 할 때 핵무기 반대 활동을 했다. 2023년 9월부터 핵무기폐기국제운동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엔 경남 합천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안 위령각을 찾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해 사망자 1168명을 추모하는 위패들 앞에 꽃을 놓고 묵념했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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