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오빠’ 조용필 150분 열창…2만 관객 ‘심장이 바운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시그니처인 선글라스를 끼고 붉은색 기타를 메고 등장한 ‘가왕’ 조용필이 인사를 건네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어느덧 중장년의 나이가 된 팬들은 ‘원조 오빠부대’답게 ‘오빠’라 적힌 머리띠를 하고 ‘남편보다 조용필’ ‘땡큐! 조용필’이라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첫 곡부터 ‘떼창’을 이어갔다. “(내 모습이) 많이 변했냐?”는 조용필의 물음에 객석에선 “똑같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관객들 역시 젊은 날 그 시절과 똑같은 모습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150분을 뜨거운 열기로 채웠다.
‘광복 80주년 한국방송(KBS) 대기획―이 순간을 영원히, 조용필’이 지난 6일 저녁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1만8천명과 함께 진행됐다. 한국방송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번 콘서트는 조용필이 한국방송에서 1997년 ‘빅쇼’ 이후 28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무대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전 좌석 무료로 진행돼 1차와 2차 티켓이 공개되자마자 모두 3분 만에 광속 매진됐다.

조용필은 국내 최초 단일 앨범 밀리언셀러, 국내 최초 누적 음반 판매량 1천만장 돌파, 한국인 최초 일본 골든디스크상 수상,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최초 전석 매진 등 여러 기록을 쓴 ‘살아 있는 전설’답게 게스트 없이 오롯이 자신의 곡으로만 150분을 채웠다. 조용필은 장년층에게 깊은 향수를 일으키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중년층의 인생곡으로 꼽히는 ‘친구여’ ‘바람의 노래’ ‘태양의 눈’ ‘킬리만자로의 표범’ ‘단발머리’ ‘못찾겠다 꾀꼬리’, 젊은 층으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은 ‘바운스’까지 모두 들려줬다. 대부분 유명한 히트곡들이라 중장년층뿐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온 청년과 청소년들까지 세대의 벽을 허물고 함께 즐겼다. 관객들은 조용필이 ‘고추잠자리’의 첫 소절 “아마 나는”을 부르자마자 소리를 질렀고, ‘모나리자’를 부른 뒤에는 “조용필”을 연호하기도 했다.

조용필과 관객이 함께 무대를 만드는 순서도 마련됐다. 조용필은 객석을 향해 “여러분들하고 한번 정식으로 떼창을 해볼까 한다”며 1985년 발매한 8집 타이틀곡 ‘허공’을 부르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따라 부를 수 있게 무대 뒤 전광판에 노랫말이 나타났고, 조용필은 객석 쪽으로 마이크를 넘겼다. 조용필과 관객은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로 시작하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어 ‘그 겨울의 찻집’ 등 여러 곡을 합창했다.
조용필은 변함없는 열기로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 제목인) ‘이 순간을 영원히’라는 말처럼 이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며 “여러분들과 같이 노래를 하니 너무 좋다. 멋지고 아름답고,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제가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했다. 조용필은 특히 1980년대를 돌아보며 “제 인생에서 80년대가 제일 바빴다. 많은 것을 얻었고 조용필을 만들어준 80년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1969년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활발한 현역인 조용필이지만, 특히 80년대에 해마다 방송사 가요대상을 받는 등 화려한 이력을 만들었다.

후배 가수들이 ‘대선배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다이나믹 듀오, 윤하, 데이식스, 로이킴, 이영지, 박정현, 지오디(god), 아이유, 이적 등이 자신이 생각하는 조용필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유는 “전 세대가 사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리빙 레전드’(살아 있는 전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다음달 6일 저녁 7시40분 한국방송2 채널을 통해 추석 특집 방송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방송 제작진은 “사건·사고 하나 없이 오롯이 가왕 조용필로 하나 된 날이었다. 현장의 열기를 본방송에 담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본방송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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