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려서’ vs ‘앉아서’…변기 논쟁 불붙었다 [세상&플러스]
시민 82% 양변기 선호, 화변기는 11.6%
화변기 선호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
화변기는 ‘왜변기’로 일본이 원조
영어권에서는 ‘스쿼트 토일렛’으로 부르기도
![화변기 [서울특별시교육시설관리사업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8/ned/20250918074651456ksws.jpg)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무릎 아파서 못싸겠다. 언제적 화변기냐” VS “화변기가 더 위생적이다. ”
쪼그려 쌀 것인가 앉아 쌀 것인가. 공중화장실 변기를 둘러싼 논쟁이 다지 재현되는 양상이다. 서울시가 지하철내 화장실내 ‘쪼끄려’ 볼일을 보는 화변기를 모두 ‘앉아서’ 사용하는 양변기로 교체하기로 발표 하면서다. 시대가 흘러 ‘화변기’를 사용했던 세대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래도 화변기 옹호론자들은 상당수의 비중으로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화변기를 선호하는 경향을 띄고 있다.
18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지난 3월 17일부터 3월 21일까지 서울시민 2516명(남성 1406명, 여성 1110명)을 대상으로 역사내 변기 사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양변기를 선호하고 화변기를 선호 한다는 응답자는 11.6%였다. 나머지는 어느쪽이든 상관없다는 답변이다.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양변기를 선호하는 사람은 압도적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강모(42)씨는 “무엇보다 자세가 불편하고 무릎이 아프다. 옷에 배설물이 튈까봐 불안하기도 하다”며 “당연히 양변기로 교체되야한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봐도 화변기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응답은 크게 낮게 나왔다. 20대는 85.8%가 양변기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7.5%가 화변기가 더 좋다고 답했다. 30대는 양변기 85.% 화변기 7.7%의 선호도를 보였다. 40대는 양변기 82.8%, 화변기 11.5%였으며, 50대는 각각 80.4%, 11.7%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60대의 경우 양변기는 80.4% 화변기 선호율은 14.2% 였다. 나머지는 ‘둘다 상관 없다’ 였다. 10대 응답자는 100%가 양변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여성 쪽에서 화변기 옹호론자들이 더 많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78.4%가 양변기를, 13.4%가 화변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 응답자 85.1%는 양변기가 더 좋다고 답했고 화변기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9.5% 였다.
오세훈 시장이 화변기 교체 방침을 밝힌 지난 7월 23일이후 시에 접수된 반대 민원 6명 중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은 1명을 제외하고, 5명이 여성이었다. 6명이 보낸 민원에는 공통적으로 “엉덩이가 변기에 닿는 양변기보다 화변기가 더 위생적이다. 교체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변기에 그나마 익숙한 일부 여성들이 화변기 교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대변과 소변기를 따로 사용하던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우 대변과 소변 시 모두 피부가 변기에 닿을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당시 직접 잠실역 지하 화장실을 찾아 “쪼그려 앉는 변기는 특히 젊은 세대는 불편해서 쓰지 못한다고 한다”며 “서울 지하철에 이런 변기가 1200개가 있다고 하는데 오는 2028년까지 전부 새로운 변기로 교체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123rf]]](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8/ned/20250918074651704lmyn.jpg)
이같은 이유로 서울 역사 여성 화장실에도 남성보다 더 많은 화변기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역사 화장실 내 설치된 변기 3647개 중 33%에 해당하는 1201개가 화변기로 설치돼 있다. 여자 화장실 변기는 2611개로 이중 양변기가 65%(1692개), 화변기가 35%(911개)다. 남자는 화장실 변기 1042개 중 양변기는 72%(752개), 화변기(290개)다.
양변기의 위생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지만, 서울교통공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물청소로 매일 관리를 하고 있어, 양변기 위생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가 본지에 보낸 ‘화장실 청소 방법’을 보면 공사는 지하철 운행이 종료된 이후 매일 물청소를 1회, 화장실 방역 소독은 동절기(10월~3월) 주 1회, 하절기(4~9월) 주 3회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공사는 열차 운행하는 시간 동안, 화장실내 변기 청소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화변기 교체에 따른 우려가 있는 만큼 향후 양변기로 교체될 경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역사 화장실 오염도 측정 화장실 개수를 확대하는 등 위생강화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 중 하나로 양변기 ‘일회용 시트’ 제공이 거론 되고 있지만 이를 적용하는 역사는 없다. 비용 문제 뿐 아니라,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내 화변기를 모두 양변기로 교체하기로 한 만큼, 일단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위생문제를 더 철저히 하는 방안으로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변기는 서양식 변기, 화변기는 동양식 변기를 뜻한다. 화변기가 ‘재래식 변기’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양변기의 역사가 더 깊다. 1596년에 영국의 존 해링튼 경이 양변기를 엘리자베스 1세를 위해 고안했다.
우리나라에도 양변기가 더 먼저 들어왔다. 최초의 양변기와 관련한 기록은 없으나 1900년 덕수궁내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 내에 양변기가 설치돼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석조전은 고종 황제의 집무실 겸 생활 공간으로도 사용된 공간이다. 전쟁 이후인 1959년 대한민국 최초의 아파트인 종암아파트에 양변기가 설치됐고,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0년대 이후 부터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했다.
화변기는 일본식 변기로 일본을 뜻하는 화(和)에서 따왔다. 왜변기라고도 한다. 일본작가 무라카미 야치요가 2011년 펴내 국내에서도 학부모들에게도 인기를 끈 그림동화책 ‘학교에서 똥이 마려우면’을 보면 화변기를 ‘아빠 슬리퍼를 닮은 변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영미권에서는 화변기를 일본식 화장실(japanese toilet), 또는 스쿼트 자세에서 착안해 스쿼트 토일렛(Squat toilet)이라고 부른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화변기는 역사 등 공중화장실이나 학교에 많이 설치됐다. 공동주택의 경우 1970년대에 건설한 일부 주공아파트 단지와 한보탄광사택, 남방적 직원아파트 세대 안에 화변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양변기는 대변이 물에 잠기는 구조라 냄새가 적게 난다. 반면 화변기는 대변이 잠기지 않고 계속 노출되기 때문에 악취가 심하다.
특히 조준이 문제가 되지 않는 양변기와 달리 화변기의 경우 조준을 잘못할 경우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앉아서 편하게 싸는 양변기와 달리, 화변기는 불편한 자세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며 노약자의 경우 불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변기의 경우 피부가 닿기 때문에 ‘위생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화변기가 양변기보다 배변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장 운동성을 높이고, 직장과 대장이 일직선이 돼 대변을 보는 데 이상적인 자세라는 것이다.
![2015년 김무성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한 초등학교 화변기에 쪼그려 앉아 있다.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8/ned/20250918074651936qtpn.png)
전체적으로 화변기는 양변기로 교체되는 분위기다. 특히 2010년대 들면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교내 화장실 화변기 교체 요구가 빗발쳤다. 불편하고 더러운 ‘재래식 변기’로 인식되면서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의 화장실의 변기 40%가 화변기였다고 한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서울 미성초등학교를 찾아, 변기에 앉은 모습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화변기 교체 여론이 커지면서, 2021년 전국 초중고교 화장실에 설치된 화변기는 약 21%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화변기 교체 방침이 발표 될 때마다 양변기 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상존했다. 그때도 화변기가 양변기보다 더 위생적이라는 이유였다.
표혜령 한국 화장실문화협회 상임이사는 “10여년전 설문조사를 진행할 당시 양변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80%, 화변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20% 였다”며 “이 설문조사에 나온 비율대로 8대2, 7대 3 정도로 양변기, 좌변기를 설치해달라는 의견을 공공기관에 전달해왔다. 검토후 이번 서울 지하철역 화장실 교체시에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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