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反정부 시위 틈타 탈출… 못 잡은 탈옥수 1만명

서보범 기자 2025. 9. 1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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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3700여 명 체포·자수
방화로 수감 기록 파괴돼 ‘난항’
지난 10일 네팔 경찰이 카트만두의 딜리 바자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를 체포하고 있다.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전국 수감자 약 1만4000명이 탈옥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네팔 정부가 최근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탈옥한 수감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대규모 시위에 따른 치안 공백을 틈타 전국 18개 교도소에서 약 1만4000명이 탈출했고, 이 중 현재까지 3700여 명이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나머지 1만여 명을 체포할 때까지 치안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리퍼블리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최근 달아난 수감자들에 대한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일부 시위대가 각지의 교도소를 습격해 파괴하는 사이 탈주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탈주범 중에는 테러 사주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전직 차관급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과 교도소 등 주요 사법·교정 기관이 방화로 파괴되면서 수감 기록이 대거 소실돼 검거에 난항이 예상된다.

네팔 당국은 범죄자들이 국경을 넘어 도주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인도·중국 경찰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네팔에서 국경을 넘어 인도로 잠입하려던 살인 용의자를 인도 경찰이 체포하기도 했다. 이 용의자는 인도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네팔로 도피했다가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이번 시위 당시 탈옥했다고 전해졌다.

이처럼 한 국가 전역에서 대규모 탈옥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일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해 4월 반정부 시위가 휩쓴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선 갱단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국립 교도소를 습격해 재소자 3800여 명 대부분을 탈옥시켰다. 2017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선 열악한 교도소 시설과 처우에 항의하는 내부 폭동으로 수감자 약 4000명이 탈출한 사례가 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테헤란 가스르 교도소의 미국인 수감자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전체 재소자 1만1000명이 탈옥을 감행했다고 기록돼 있다. 다만 이 중 몇 명이 실제 탈옥에 성공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수실라 카르키 임시 총리가 취임하면서 반정부 시위는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카르키 총리가 시위를 주도한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국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개혁 성향의 신임 장관을 잇따라 발탁하며 정국 안정을 위한 임시 내각 구성에 나섰다. 17일 네팔 정부는 시위 도중 숨진 72명을 추모하기 위해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최소 2억6600만달러(약 3673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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