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없이 28곡 홀로 라이브… 전설의 무대
“제가 하는 이 일의 ‘정수(精髓)’인 가수. 가수들의 가수.”(가수 박진영) “전 세대가 사랑하는 유일무이 가수, 살아있는 전설, 리빙 레전드!”(아이유) “한국 K팝 문화의 시초”(로이킴)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에 박진영, 아이유, 박정현, 데이식스 등 쟁쟁한 가수들의 얼굴이 연이어 비쳤다. 그들이 입 모아 “살아있는 전설” “가수들의 가수”라고 말하는 가왕 조용필(75)을 향해 바치는 후배들의 헌사였다. 다음 달 6일 KBS2TV 오후 7시 40분부터 방송 예정인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이 순간을 영원히-조용필’ 프로그램을 위해 1만8000여 관객을 무료로 초청해 펼치는 대형 공연이었다.
마치 ‘어린 왕자’같이 흰색 재킷에 흰 블라우스, 검은 조끼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그가 빨간 기타를 퉁기며 등장했다. 그의 공연 오프닝 곡으로 유명한 ‘미지의 세계’ 첫 소절이 시작되니 객석 여기저기에서 ‘조용필은 내 인생’ ‘남편보다 조용필’ 같은 문구의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팬들이 그를 지칭하는 건 ‘영원한 오빠’였지만, 간혹 플래카드를 들고 “형님!”을 연호하는 남성 팬도 적지 않았다.
가왕이 가는 길은 후배 가수들이 강조했듯, 많은 것의 시작이자 최초였다. 국내 최초 단일 앨범 밀리언셀러, 국내 누적 음반 총판매량 최초 1000만장 돌파, 일본 골든디스크상 한국인으로 최초 수상, 잠실주경기장 콘서트 최초 전석 매진, 국내 대중가수 중 최다 곡 음악 교과서 수록 등 살아있는 기록 제조기인 그가 1997년 ‘빅쇼’ 이후 KBS에서 28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무대다. 티켓 오픈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2000석을 더 추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대 천장을 뚫을 만큼 짱짱한 성량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조용필은 “TV라고 하니 떨리기도 한다”면서 “28년 전에 나섰던 1997년은 아마 여러분이 태어났을 때일 것”이라고 데뷔 57년 관록의 유머를 구사했다. “지금까지 노래한 건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합니다. 정 안 되면 2~3년 쉬었다 나오고요.(웃음) 공연명 ‘이 순간을 영원히’처럼 이 순간이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2시간 반 가까이 되는 공연 동안 장년층 관객들에게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킨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중년층의 인생곡으로 꼽히는 ‘바람의 노래’ ‘태양의 눈’ ‘Bounce’ 등을 비롯해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허공’ ‘그 겨울의 찻집’ ‘Q’ ‘그대여’ ‘모나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28곡을 혼자 라이브로 소화하며 ‘가왕’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같이 살살 달려보자”며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분위기를 바꾸거나, 그와 함께 입을 맞춰 ‘떼창’하는 객석을 향해 “굿”이라고 외치고는 “감사합니다”를 연호했다.
무대에서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노래 자체가 그가 팬들에게 건네는 마음이었다. 그가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면서 지난해 선보인 신곡 ‘그래도 돼’를 부르자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는 관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0대 학생 김진형군은 “아버지와 둘 다 팬이라 함께 오게 됐다”면서 “청춘과 꿈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아 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조용필과 KBS는 이번 콘서트 무대를 방송 이전인 30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싱어롱 시사회도 마련했다. 22일까지 초대 이벤트 코너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관객을 무료로 초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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