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권력은 잠시 위탁” 文 “헌법 보라” 모두 명심해야

조선일보 2025. 9.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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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정치권에서 두 가지 의미 있는 언급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권력은 잠시 위탁받아 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권력에 서열이 있다’는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을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두 언급 모두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권력을 가지면 그게 자기 것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권력은 자기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역대 정권은 거의 예외 없이 권력을 자기 것인 양 착각하고 함부로 휘두르다가 불행한 결말을 맞았다.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일방통행식으로 갔다. 비판을 받으면 화를 내고 오만한 태도로 독주했다. 권력은 5년이란 짧은 기간 잠시 위탁받은 것이란 사실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대통령은 대법원을 겨냥해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대법원을 포함해 권한과 권력을 가진 모든 공직자가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은 자기 것이 아니라 잠시 위탁받은 것’이라는 말은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 세력이 더 유념할 필요가 있다. 권력과 권한이 사법부보다 훨씬 크고 강하기 때문이다.

사법부와 달리 대통령과 국회는 나라의 근본 틀을 바꾸는 법과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대법원, 검찰 등 사법 시스템을 뿌리부터 바꾸려 하고 있고 에너지·교육·통일 정책 등 국가 기본 정책을 단독으로 변경하려 한다. 이는 권력을 잠시 위탁받은 한 정파가 독단으로 처리할 성격이 아니다.

문형배 전 대행은 17일 “사법부는 입법·행정부 견제를 위해 헌법에 따라 만든 기관”이라고 했다. “사법부 판결이 입법·행정부를 불편하게 할 수 있지만 헌법에서 주어진 (사법부) 권한은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상식적이지만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을 밝힌 언급이고 사법 개혁을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된 사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재판장이기도 했다. 민주당으로선 고마울 수 있다. 그런 사람이 한 고언이다. 민주당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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