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속기록 삭제 논란 강유정, '대통령의 입'에 걸맞은 처신을

2025. 9.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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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 속기록을 수정하려다 논란을 자초했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다.

여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종용하는 것에 대통령실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혔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원칙적 공감 부분을 삭제한 속기록을 올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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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왕태석 선임기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 속기록을 수정하려다 논란을 자초했다. 잡음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언론을 탓하는 무책임한 모습도 보였다. 야권에서는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기록물을 임의로 바꾸는 건 실정법 위반 소지도 있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다.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언론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대통령 메시지를 전하고, 국가 위기상황 대처에 관여하는 막중한 자리다. 경솔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

강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그 이유에 대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발언을 해석하면서 다수 매체가 ‘원칙적 공감’에 방점을 찍었다. 여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종용하는 것에 대통령실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혔다.

그러자 강 대변인은 1시간 20분쯤 지나 다시 마이크를 잡고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물론 서로 입장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원칙적 공감 부분을 삭제한 속기록을 올렸다는 점이다. 공식 발언을 왜곡한 셈이다. 이에 항의가 빗발치자 50여 분 뒤 원래 발언이 포함된 속기록으로 수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오락가락하며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대변인의 공신력은 추락했다. 이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일이다.

강 대변인은 앞서 말 바꾸기로 빈축을 산 전례가 있다. 금융위원회가 고강도의 대출 규제를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 당시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고 밝혀 도마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을 놓고 정작 대통령실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현안 파악이 제대로 안 된 것이다. 이후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공지를 띄우며 사태를 수습했지만 당시 강 대변인 자질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강 대변인의 어처구니없는 시행착오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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