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현대판 곤륜노(崑崙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에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 온 역사는 조선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한국인 근로자 구금은 국내 외국인 근로자 관리실태를 돌아보는 역지사지의 교훈을 주고 있다.
강원도 내 농업 현장에 투입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만 해도 지난 2018년 1383명에서 올해 9월 현재 8400여명으로 급증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 국민에 대한 굴욕적인 대우나, 국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 온 역사는 조선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조때 신광하(1729-1796) 시인은 멀리 배타고 돈벌이에 나오거나 노예로 끌려온 동남아의 유색 노동자를 곤륜노(崑崙奴)라고 표현했다. 곤륜노는 중국 한나라 이후 우리나라에 유입돼 하인이나 머슴으로 생활한 것으로 유추된다. 시인은 곤륜노의 외모와 성격을 묘사한 서사시를 남겼다. ‘안색은 험악하고/ 들개 짖듯 화내며 우니, 병든 나귀 소리 같고/ 아이들이 그를 보고 놀라 울려 하고….’ 그 당시에도 동남아 인력을 업신여긴 인종차별적 풍조를 엿볼 수 있다.
미국 현지 이민 당국에 일주일간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기습 단속으로 330명이 넘는 한국인과 외국인 국적자가 쇠사슬로 연행되는 영상도 충격적이지만 합법적 비자를 보유한 임신부 엔지니어까지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소식에 강한 분노를 느끼게 한다. 이런 무자비한 조치는 미국 사회 내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무시와 편견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마치 1960~7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태평양을 건넌 빈민국 한국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한국인 근로자 구금은 국내 외국인 근로자 관리실태를 돌아보는 역지사지의 교훈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취업자는 지난 5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제조업 생산공장뿐만 아니라 농어촌 현장에서도 외국인 없이는 ‘올스톱’이다. 강원도 내 농업 현장에 투입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만 해도 지난 2018년 1383명에서 올해 9월 현재 8400여명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우리 사회 역시 이들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탈 방지 명목으로 여권을 압류하거나 거액의 귀국 보증금을 예치하는 행위가 빈번하고 근로계약에 없는 각종 수수료를 떼가는 불법 임금 착취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양구 지역에서 불거진 인력 송출 중개인(브로커)의 계절근로자 임금 체불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 국민에 대한 굴욕적인 대우나, 국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의 피땀 흘리는 노동을 ‘현대판 곤륜노’로 취급하는 저급한 우월의식이 문제다.
박창현 논설위원
#곤륜노 #현대판 #명경대 #외국인 #근로자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내 쇼핑몰서 ‘귀멸의 칼날’ 욱일기 문양 상품 판매 논란 - 강원도민일보
- 타운홀 후폭풍…김 지사 “두타연 출입제한 실정 전하고팠다” - 강원도민일보
- ‘청록 vs 노랑’ 눈치보는 공무원 - 강원도민일보
- 강릉 누들축제·커피축제 취소...시민들 “성급한 결정” - 강원도민일보
- "먹어도 만져도 안됩니다" 복어 독 20배 ‘날개쥐치’ 주의 - 강원도민일보
- 조건만남 사기로 93억원 편취…캄보디아 거점 조직 덜미 - 강원도민일보
- 속초서 또 바가지요금?… “대게 24만원어치 먹었는데 영수증엔 36만원” - 강원도민일보
- [속보]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자택서 숨진채 발견 - 강원도민일보
- 제1188회 로또 1등 24명 ‘무더기 당첨’…인천·여주 한 판매점서 각각 5게임씩 1등 중복 당첨 화
- 정부 9·7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 ‘미분양’ 넘치는 비수도권은? -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