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지산지소’로 ‘지역소멸’ 막아야”

김종환 2025. 9. 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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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반인 전력망 확충 계획과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보도, 세 번째 순서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전력망 혁신을 얘기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분산형 에너지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같은 국가 전략산업 공간 재배치와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기업들이 가도록 하는 정책 지원이 없다면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재명 대통령/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7월 31일 : "에너지 고속도로란 서울로 가는 뻥 뚫린 길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국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첨단 전력망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분산형 에너지 체계 구축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자 대통령이 직접 오해를 풀겠다고 나섰습니다.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루려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장거리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망을 지역분산형으로 바꿔야 합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7월 31일 :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소규모 전력망을 전국에 만들어 송전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분산에너지 전력망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송변전설비 건설 예정 지역 주민들은 이재명 정부 에너지 정책이 이전 정부와 달라진 게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징수/송전탑건설 백지화 전북대책위 공동대표/7월 22일/국정기획위 앞 기자회견 : "수도권 일극만을 위한 개발독재식 산업정책과 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이재명 정부의 산업정책, 에너지정책으로 탈바꿈한 채 추진되고 있습니다."]

불신의 한 가운데에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경기도 용인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 공장은 일반산단에 올해 2월 착공했고, 국가산단에 들어설 삼성전자 공장은 내년에 착공할 예정입니다.

정상 가동을 시작하면 최대 16기가와트 전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최대 전력 사용량의 16.5퍼센트, 6분의 1에 해당합니다.

게다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만 제품을 만들겠다는 RE100을 선언했습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퍼센트를 겨우 넘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비수도권에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한 약속과 충돌합니다.

[김상곤/부안군 고압 송전철탑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전국의 재생에너지를 모두 모아도 채울 수 없는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그대로 둔 채 지방에 RE100 산단을 조성하겠다는 말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막대한 전기가 필요한 데이터센터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열 곳 중 여섯 곳은 수도권에 있고, 전북 비중은 1퍼센트도 채 안됩니다.

2029년에 데이터센터는 5년 전보다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와 수도권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는 전기 대부분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생산해 장거리 송전망을 거쳐와야 합니다.

일자리와 세수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반면,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로 인한 갈등과 피해는 비수도권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합니다.

[석광훈/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 "전체 우리나라 전력 설비의 경제성을 높이고, 동시에 또 RE100을 빨리 이행을 하게 하고, 또 지역에서는 그걸 통해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을 하는 어떤 계기로 삼는 그런 정책들이 우리에게 굉장히 시급한 정책이다..."]

지난해부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전력계통 영향 평가와 분산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한계가 뚜렷합니다.

정부는 송전 비용 등을 반영해 전력 도·소매 요금을 권역별로 다르게 부과하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을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오게 하려면 지역별 전기요금에 파격적인 차이를 두고, 수도권 규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김혜정/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같은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첨단산업이 지역으로 올 수 있도록 수도권의 입지를 규제하는 법이 개정되고 신설되어야 된다."]

지역 내 전력거래와 지역 단위 에너지 생산, 소비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전력 시장과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배전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임성진/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 "현재 구조는 에너지를 생산한 지역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연결해서 쓰는 구조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이런 전력 연결 체계나 전력 산업 구조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있어야..."]

분산형 에너지 체계는 송변전 설비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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