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의혹 부인’ 이례적 입장 발표…판사들 “여당 공격 도 넘어”

오연서 기자 2025. 9. 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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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직접 입장문을 낸 것은 통상 사법부 최고 책임자인 대법원장들이 공개적으로 개인 신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왔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날 입장문 발표는 조 대법원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인을 둘러싼 의혹의 불씨가 개혁 압박을 받는 사법부 전체로 번지는 것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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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사법부 공세 조기 차단 의도
대법원.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직접 입장문을 낸 것은 통상 사법부 최고 책임자인 대법원장들이 공개적으로 개인 신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왔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날 입장문 발표는 조 대법원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인을 둘러싼 의혹의 불씨가 개혁 압박을 받는 사법부 전체로 번지는 것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판사들 사이에선 민주당의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비판적 의견이 우세했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민주당에서 제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만남설’과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 고위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이 본인 뜻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법원행정처는 기자들에게 조 대법원장이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공지했고, 법원행정처는 오후 5시20분께 ‘대법원장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조 대법원장은 “위 형사사건(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정치개입설을 부인했다.

이 의혹은 지난 5월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언급된 적이 있었으나 당시 대법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재판 지연 등을 문제 삼으면서 이 의혹을 고리로 조 대법원장 사퇴까지 촉구하자, 이번에는 의혹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조 대법원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 진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판사들 사이에선 여당의 사법부 공격이 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명백한 잘못이 있으면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고, (사퇴를) 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탄핵소추하면 된다. 그런데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걸 들이대면서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는 “사실이 아닌 거짓으로 사법부 수장을 공격하는 건 사실상 음해로, 도가 지나치다. 대법원장이 직접 반박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의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에 대한 외부의 공격은 사법부 전체의 위기다. 사법부에 대한 대통령과 여당의 인식이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는 대법원장에 대한 여당의 공격을 키운 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 선고’라며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송승용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해 지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한 유감을 표시하고, 내란 사건 재판장의 (룸살롱 접대 의혹 관련) 윤리감사 결과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썼다. 송 부장판사는 “지금처럼 입법부와 충돌이나 갈등이 있는 경우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소통과 타협을 거쳐 정치적 해법을 찾는 일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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