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석 경사 사망 사건] 인천 갯벌은 넓은데 열악한 해경

유희근 기자 2025. 9. 17. 20: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경사·당직팀장만 근무
사실상 현장 대응 인력 한 명뿐
“퇴직 잦아 근무 배치도 어렵다”

영흥파출소, 기동 장비도 열악
순찰차 단 1대…평소 자차 이용
동료, 예비키 찾느라 시간 지체
▲ 영흥파출소 연안사고 다발지역 분포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하다 숨진 '고 이재석 경사 사건' 배경에 해경의 인력과 장비 부족 문제가 없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난 인천 영흥도는 해안 지역 대부분이 갯벌로, 평소에도 연안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인만큼 이 같은 지역 특수성을 고려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총 6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중 4명이 휴식 중이었고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이 경사와 당직 팀장 2명뿐이었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이 탑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2인1조 출동' 원칙이 명시돼 있지만, 당시 현장에 나갈 수 있었던 인력은 파출소에서 상황을 봐야 하는 팀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 경사 한 명뿐이었던 셈이다.

또한 영흥파출소는 관할 면적 등에 비추어 운용 장비도 열악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영흥파출소 관할 구역인 영흥면은 선재도와 영흥도로 이뤄져 있으며, 하나개해수욕장과 함께 인천의 최대 갯벌 사고 다발 지역으로 꼽힌다.
▲ 영흥파출소 관할 지역.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파출소 근무일지를 보면 기동장비는 순찰차와 순찰정 각각 1대씩과 고무보트 2대 정도에 불과했다.

실제 이번 상황에서 이 경사가 구명조끼와 구명줄, 구조 튜브 등 인명구조장비가 비치된 순찰차를 현장에 끌고 나간 후 사고가 나자, 동료 경찰관들은 순찰차 예비키를 찾기 위해 상당 시간을 보낸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 경사 동료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평소 순찰차가 없을 때는 자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선 갯벌 고립 등 연안 사고를 대처할 해경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는데, 인천은 전국 갯벌 면적의 약 3분의 1 을 차지할 정도로 갯벌 지역이 넓다.

실제 지난해 말 발간된 '2023 해양경찰 백서'에 따르면 인천에선 총 150건의 연안사고가 발생해 전체(651건)의 23%를 기록했고, 위험구역도 78개소로 전국 해양경찰서 20곳 중 가장 많았다.

해경 파출소 간부 A씨는 "갯벌 고립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4륜 오토바이를 쓰고 있지만 물이 들어오면 장비는 버리고 사람이 탈출해야 한다. 수륙양용으로 다닐 수 있는 8륜 오토바이를 지자체에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인명을 구조하는 데 있어서 장비 탓 할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은 너무 열악하다. 인력도 연차나 병가, 육아휴직 등 사고자와 힘든 환경 때문에 퇴직자가 너무 많아 근무자들을 배치하기 힘든 환경이다"고 전했다.

/유희근·안지섭·홍준기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