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석 경사 사망 사건] 인천 갯벌은 넓은데 열악한 해경
사실상 현장 대응 인력 한 명뿐
“퇴직 잦아 근무 배치도 어렵다”
영흥파출소, 기동 장비도 열악
순찰차 단 1대…평소 자차 이용
동료, 예비키 찾느라 시간 지체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하다 숨진 '고 이재석 경사 사건' 배경에 해경의 인력과 장비 부족 문제가 없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난 인천 영흥도는 해안 지역 대부분이 갯벌로, 평소에도 연안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인만큼 이 같은 지역 특수성을 고려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총 6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중 4명이 휴식 중이었고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이 경사와 당직 팀장 2명뿐이었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이 탑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2인1조 출동' 원칙이 명시돼 있지만, 당시 현장에 나갈 수 있었던 인력은 파출소에서 상황을 봐야 하는 팀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 경사 한 명뿐이었던 셈이다.
또한 영흥파출소는 관할 면적 등에 비추어 운용 장비도 열악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파출소 근무일지를 보면 기동장비는 순찰차와 순찰정 각각 1대씩과 고무보트 2대 정도에 불과했다.
실제 이번 상황에서 이 경사가 구명조끼와 구명줄, 구조 튜브 등 인명구조장비가 비치된 순찰차를 현장에 끌고 나간 후 사고가 나자, 동료 경찰관들은 순찰차 예비키를 찾기 위해 상당 시간을 보낸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 경사 동료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평소 순찰차가 없을 때는 자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선 갯벌 고립 등 연안 사고를 대처할 해경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는데, 인천은 전국 갯벌 면적의 약 3분의 1 을 차지할 정도로 갯벌 지역이 넓다.
실제 지난해 말 발간된 '2023 해양경찰 백서'에 따르면 인천에선 총 150건의 연안사고가 발생해 전체(651건)의 23%를 기록했고, 위험구역도 78개소로 전국 해양경찰서 20곳 중 가장 많았다.
해경 파출소 간부 A씨는 "갯벌 고립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4륜 오토바이를 쓰고 있지만 물이 들어오면 장비는 버리고 사람이 탈출해야 한다. 수륙양용으로 다닐 수 있는 8륜 오토바이를 지자체에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인명을 구조하는 데 있어서 장비 탓 할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은 너무 열악하다. 인력도 연차나 병가, 육아휴직 등 사고자와 힘든 환경 때문에 퇴직자가 너무 많아 근무자들을 배치하기 힘든 환경이다"고 전했다.
/유희근·안지섭·홍준기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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