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쌕쌕이→MLB 5푼이 전락… WBC도 KBO 선수에 밀리나, 경력 최대의 위기

김태우 기자 2025. 9. 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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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에 몰려 있는 배지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인 야수 메이저리그의 계보는 추신수를 시작으로 올해 김혜성까지 쭉 이어지고 있지만, 추신수를 제외하면 모두 KBO리그를 거친 선수들이었다.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까지 모든 선수들은 KBO리그에서 혁혁한 경력을 쌓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선수들이었다.

반대로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고 직행 도전을 선택한 선수들은 죄다 실패였다. 이학주 등 마이너리그 상위 레벨에 간 선수는 많았지만, 번번이 메이저리그 입성에는 실패하고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런 측면에서 배지환(26·피츠버그)은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선수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 결국은 그 꿈을 이룬 최근의 유일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배지환은 고교 졸업 후 피츠버그와 계약했고, 마이너리그 단계를 잘 거치며 2022년 꿈에도 그리던 빅리그를 밟았다. 피츠버그의 선수층이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에 콜업이 빨랐다는 의견도 있지만, 어쨌든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구단의 기준점을 통과했다. 2022년 시즌 막판 데뷔해 10경기에서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829를 기록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당시 피츠버그는 2루수 포지션에 주인이 없었고, 2022년 가능성을 내비친 배지환은 2023년 주전급 2루수로 테스트를 거쳤다. 시즌 111경기에서 371타석이라는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시즌에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배지환은 2023년 111경기에서 타율 0.231, 출루율 0.296, OPS 0.607에 그쳤다. 24개의 도루를 성공하기는 했지만 때로는 과욕이 드러나는 장면도 있었다.

▲ 배지환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최근 찾아온 마지막 기회마저 놓쳤다

중앙 내야수이기는 했지만 타율도, 출루율도 모두 떨어졌다. 배지환에 대한 피츠버그의 평가 보고서에 치명타였다. 피츠버그는 배지환 이후 긁어볼 만한 복권 내야수가 한 트럭처럼 쌓여 있었고, 2023년 자기 자리를 못 잡은 배지환 대신 다른 선수들에게 눈길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지환은 중견수까지 영역을 넓히며 애를 썼지만 한 번 떨어진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해는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 거의 폭격 수준의 활약을 하고 있을 때 올라와 29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이 기간 타율도 0.189, OPS는 0.463으로 낙제점이었다. 올해도 스프링트레이닝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한 차례 기회를 얻었으나 이번에도 메이저리그 체류 기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배지환은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왔으나 이번에도 역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16일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갔다. 배지환은 콜업 이후 6경기에서 9타수를 소화하며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볼넷을 4개 고르면서 나름 출루하기는 했지만 이미 시선이 싸늘해진 구단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0.050까지 떨어졌다.

이번 강등으로 사실상 올해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 배지환은 마이너리그 옵션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팀이 긁어볼 만큼 긁어봤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데 타격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그에 반비례해 나이는 한 살 한 살 더 먹었다. 내년이면 27세인데 더 이상 유망주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나이다.

▲ 배지환의 부진으로 개인적인 거취는 물론, WBC 차출 여부도 갑작스럽게 관심으로 떠올랐다

피츠버그가 배지환을 방출할지는 알 수 없지만, 방출하지 않는 시나리오가 더 괴로울 수도 있다. 피츠버그에서 배지환의 활용폭은 제한적이고, 극적인 반전이 있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긴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차라리 방출을 해 배지환을 활용할 확고한 계획이 있는 팀으로 옮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한편 2026년 3월에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당초 배지환은 유력한 소집 후보였다. KBO리그보다 상위 리그에서 뛰는 선수고, 최고의 주력에 2루수와 중견수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라 메이저리그 소속 투수들의 상대도 조금은 용이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표팀 코칭스태프 또한 배지환을 후보 중 하나로 배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고, 배지환이 KBO리그 정상급 선수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같은 값이라면 KBO리그 선수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편으로 배지환도 어느 팀에 있든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에 전력 투구해야 할 상황이라 WBC 출전이 부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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