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신인감독 발굴이라는 정체성 지켜야 영화제 외연 확대”

조봉권 선임기자 2025. 9. 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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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13일 제1회 영화제가 개막하던 날, 스위스 업체 시네렌트에서 임대한 대형 스크린이 배편으로 바다를 돌고 돌아 수영만요트경기장에 와서 누워 있다가 개막식 불꽃 속에서 서서히 올라가 건물 6층 높이 위용을 드러낸 순간의 감흥은 평생 잊히지 않습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둠 속의 댄서'(감독 라스 폰 트리에)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에서 상영했을 때 비가 마구 쏟아졌는데도 그 많은 관객이 환불은커녕 비옷 차림으로 비를 맞으며 영화를 보던 그 순간"을 그는 두 번째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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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초대 집행위원장 김동호의 소감과 당부

- 창립 주역이자 ‘영원한 BIFF맨’
- “‘어둠 속의 댄서’ 야외상영 당시
- 비 맞으며 보던 관객 안 잊혀져”
- 장편영화 감독으로 돌아와 주목

“1996년 9월 13일 제1회 영화제가 개막하던 날, 스위스 업체 시네렌트에서 임대한 대형 스크린이 배편으로 바다를 돌고 돌아 수영만요트경기장에 와서 누워 있다가 개막식 불꽃 속에서 서서히 올라가 건물 6층 높이 위용을 드러낸 순간의 감흥은 평생 잊히지 않습니다.”


창립의 주역, 창립자를 뜻하는 영어 표현에 ‘파운딩 파더’(founding father)가 있다. 아버지를 뜻하는 ‘파더’가 들어 있어 독특한 무게감을 지닌 이 표현을 BIFF에 적용한다면 김동호(88·사진) 초대 집행위원장 겸 전 이사장은 ‘BIFF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는 BIFF를 창립한 주역이고, 영광을 일궜다. 함께 이룬 ‘BIFF의 기적’ 뒤에 찾아온 혼란을 지켜보며 상처도 입었다. ‘BIFF 30년’을 맞아 그는 깊고 깊은 감회를 느낄 수밖에 없는 ‘영원한 BIFF인(人)’이다. 그를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1995년 8월부터 BIFF 집행위원장을 맡아 준비하던 때가 어제 같다. 벌써 30주년이 됐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니 내 인생의 정열·의지·헌신을 바쳤던 기간이다. 감회가 굉장히 새롭다”고 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깊게 울렸다. 그가 BIFF라는 배의 초대 선장을 맡아 ‘항해’를 진두지휘한 만큼 내친김에 잊히지 않는 일과 사람에 관해 더 물어보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둠 속의 댄서’(감독 라스 폰 트리에)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에서 상영했을 때 비가 마구 쏟아졌는데도 그 많은 관객이 환불은커녕 비옷 차림으로 비를 맞으며 영화를 보던 그 순간”을 그는 두 번째로 떠올렸다.

“사람으로는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기억이 선명하네요. 2001년부터 제가 집행위원장에서 퇴임한 2010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BIFF에 참석했죠. 내가 물러난 뒤로는 오지 않더군요.” ‘어둠 속의 댄서’ 사례는 관객의 힘이, 티에리 프레모의 추억은 우정과 환대에 바탕을 둔 ‘사람의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주었다.

BIFF 30년 역사에는 2014년 ‘다이빙 벨 사태’에서 출발한 논란과 혼란 등 우여곡절도 이어졌다. 그의 회고와 평가는 어떨까? 김 전 이사장은 “내가 집행위원장으로 있던 15년 동안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그것이 하나의 성공 요인이 됐다고 본다”며 “집행위원장에서 물러난 뒤로 그런 기조가 한때 무너졌고 영화제는 흔들렸으며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매우 아쉽고 BIFF에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한 조언은 어떨까? 그는 “올해 30회를 계기로 BIFF는 경쟁 부문을 도입하는 등 아주 많은 변화를 감행하고 있다. 아시아 신인 감독을 발굴한다는, BIFF가 일관되게 유지한 정체성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대해 나간다면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출발한 김 전 이사장은 제30회 BIFF에 직접 감독한 장편 다큐멘터리 ‘미스터 김, 영화관에 가다’를 들고 와서 상영한다. 김 전 이사장의 애칭인 ‘미스터 김’을 제목에 담은 이 작품은 그의 장편영화 감독 데뷔작이다. 30년 전 집행위원장이 ‘신인 감독’으로 돌아오는 것도 ‘영원한 BIFF맨’이 세운 진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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