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탄생지’ 유일무이 콘텐츠 잘 비비니 주말마다 북새통

조재영 기자 2025. 9. 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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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건물·식당 밀집한 청나라 초계지 특성 살려
인천시·중구, 통합관람권·누들패스 등 콘텐츠 개발
가까이 개항삼거리·월미도 등 볼거리 많아 시너지도

[기획] 특화거리, 어디로 가야 하나

2. 한국 속 중국, 인천 차이나타운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인천역 앞에 나오면 길 건너편에 커다란 대문처럼 생긴 패루가 보인다. 패루는 특정 구역 관문 역할을 한다. 그 패루 뒤로 언덕을 오르는 낮은 경사길을 따라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지역 주요 관광 명소 중 한 곳이면서, 전국적으로도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여행지이기도 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서 이듬해인 1884년 청나라 조계지(치외법권 지역)가 이곳에 설정되면서 형성되었다. 당시 중국 산둥성 지역 상인들이 이곳에 정착해 중국 상품을 수입하는 등 상권을 넓혔다. 점차 중국식 주택과 점포가 늘어나면서 '청관거리'로 불리게 됐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비단, 광목, 농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상인이 많았다. 광복 이후 정치적·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침체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에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인천 차이나타운 중화요리음식점 골목. /조재영 기자

현재 차이나타운은 이국적인 거리 풍경과 다양한 먹을거리로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장점 중 하나는 중국음식점이 밀집한 것 외에도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차이나타운 안에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부터 삼국통일까지 삼국지의 주요 장면들을 벽화로 재현해 놓았고, <초한지>의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를 재현해 놓은 곳도 있다. 중국인들의 종교적,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하는 의선당이라는 중국식 사찰도 있다.

수도권에 왔다는 한 20대 관람객은 "처음 왔는데 매우 좋다. 이국적이고 추억을 남길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라며 "중국 여행 가고 싶을 때 이곳이 생각날 것 같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 내 짜장면박물관. 옛 중화요리점 '공화춘' 건물을 인천 중구가 매입해 역사적 배경과 연계해 짜장면박물관으로 꾸몄다. /조재영 기자

'짜장면박물관'도 있는데 많은 사람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중국 산둥성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만들어낸 음식이 짜장면이다. 이런 짜장면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실 이 박물관은 1908년 건립돼 고급 중화요리를 판매했던 '공화춘' 건물이다. 이 건물은 중국식 상업건축물로 외부는 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중국풍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인천시 중구청이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진 건물을 사들여 짜장면박물관으로 변신시켰다.

서울에서 온 70대 부부는 "1970년대 대학 다닐 때 버스 타고 인천에 놀러 오곤 했는데, 그때 짜장면 한 그릇 먹으면 정말 꿀맛이었다"라며 "그래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한 달에 한 번쯤 이곳에 와서 유니짜장을 먹고 간다. 이곳은 우리 부부에게 젊은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곳"이라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있는 일본 조계지 거리. 일본풍 근대건축물이 늘어서 있는 거리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조재영 기자

차이나타운 인근 중구청 앞에 개항장 거리가 있다. 이곳은 차이나타운과 인접한 옛 일본 조계지였다. 그래서 개항기 당시 지은 근대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대표적인 건물이 대불호텔전시관·중구 생활사전시관, 인천개항장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등이 있다. 이들 근대 건축물들도 인천시 중구가 사들여 박물관, 전시관 등으로 꾸몄다. 이들 박물관과 전시관은 모두 '인천중구문화재단'이 관리 운영한다. 관람료는 유료다. 어른을 기준으로 개별 전시관은 500원 또는 1000원을 내야 하지만 3400원을 내면 통합관람권으로 이들 박물관과 전시관, 짜장면박물관까지 모두 구경할 수 있다.

주말에는 전시관과 박물관 안이 복잡할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찾아온다.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온 관광객이 많지만 수도권 외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또 한국 속 중국 문화와 역사에 흥미를 갖고 찾아오는 외국인들도 많다.
일본 은행이었던 근대건축물을 개항기 당시 사회 문물을 잘 알수 있도록 개항장박물관으로 꾸미고 그 앞에 이를 알리는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조재영 기자

인천시와 중구는 관광객의 흥미를 끌 행사도 수시로 진행한다. 2만 9000원짜리 '누들 패스'를 구입하면 지정된 12개 식당 중 4곳 식당에서 35%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사도 하고, '이지인천' 앱으로 개항장 일대 박물관·전시관 구경하고 스탬프를 찍으면 음식점 등에서 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또 다른 장점은 가까운 곳에 월미도 등 가볼 만한 곳이 많아 당일치기, 1박2일, 2박3일 관광을 하기에도 좋다는 점이다.

우선 차이나타운 위쪽에 자유공원이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 서구식 공원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도 이곳에 있다. 주변 일대에서 이곳이 가장 높은 곳이기에 인천 시가지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조성한 송월동 동화마을. /조재영 기자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는 송월동 동화마을이 있다. 이곳은 세계 명작 동화를 주제로 골목에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을 배치해서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조금 더 가면 신포국제시장이 있다. 이곳은 닭강정으로 유명한 전통 시장인데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차이나타운 앞에는 인천 여행 필수 코스 중 한 곳인 월미도가 있다. 디스코팡팡, 바이킹 등을 탈 수 있는 놀이공원이 있다. 또 한국이민사박물관도 이곳에 있는데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최근에는 공중으로 다니는 모노레일 월미바다열차가 인기다. 월미바다열차는 차이나타운 앞 인천역에서 출발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탑승권이 대부분 매진된다. 평일에도 단체 관광객 많을 땐 현장에서 탑승권을 구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월미바다열차를 타고 싶으면 사전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인천 차이나타운 바로 앞에 월미도가 있고, 월미도에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있어서 차이나타운을 찾아온 관광객이 이곳을 둘러보기도 좋다. /조재영 기자

차이나타운 인근 한 숙박시설 대표는 "숙박객 80% 이상이 차이나타운 관광객인데 1박2일 관광객이 많다"라며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 이곳에 머물면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장기숙박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관광지는 비슷비슷한 곳이 많은데 차이나타운은 전국 어디에도 비슷한 곳이 없어서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차이나타운은 접근성도 좋다. 1호선 인천역이 바로 앞에 있고, 노선버스도 여러 개가 지나간다. 그리고 차이나타운과 가까운 5곳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주차하기도 편하다. 공영주차장 주차비는 온종일 주차해도 최대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인천역 앞 차이나타운 입구에 있는 패루. 패루는 관문 역할을 한다. /조재영 기자

인천중구문화재단 직원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성공 요인을 이렇게 정리했다.

"좁은 지역에 역사적 배경이 있는 건축물 등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고,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고, 가까운 곳에 월미도 등 여러 관광지가 있고,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좋아 관광객들에게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된 것 같다."

/조재영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