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배터리 패권경쟁 격랑…"OLED 사례 참고한 '초격차 전략' 힘써야"
규모 경쟁 승산 희박..."OLED와 같은 초격차 고민해야"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비교해 국내 배터리 3사 평균 연구개발(R&D) 인력 및 고객사 수의 격차가 지난 5년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단순 규모 경쟁이 아닌 기술적 초격차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김광주 대표는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컨퍼런스(KABC) 2025'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0배지만, 배터리 산업 정부 지원금은 20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80배 더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배터리 3사의 R&D 인력의 절대 숫자가 중국 CATL과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CATL의 R&D 인력은 5592명, 국내 3사의 평균은 3300명이었지만, 지난해 CATL이 2만346명으로 인력을 크게 높이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평균 3087명에 그쳐 오히려 5년 새 하향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OEM(주문자상표부착) 고객사 수도 CATL은 102곳에서 298곳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국내 배터리 3사 평균은 27곳에서 34곳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CATL이 차별화된 인센티브 등 고급 인력을 빠르게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CATL의 R&D 비용은 약 1조9500억원으로 국내 3사의 투자금액을 모두 합친 1조4728억원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LCD와 OLED 사례를 들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규모 경쟁이 아닌 기술적 초격차 선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시장은 중국이 한국을 완전히 대체했지만, OLED에서는 한국이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차전지 역시 OLED와 같이 성장시킬 방법이 없는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적 강점으로 꼽혔던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도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확산만을 점유율 감소 이유로 보면 안 된다는 취지다.
신영준 가천대 석좌교수는 "한국이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는 이유는 LFP 경쟁에 뒤처졌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니켈·코발트·망간(NCM)에서 더 이상 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비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삼원계 배터리의 비중이 90%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중국 기업들에 역전당한 상황이다.
신 교수는 "결국 한국 배터리 업계의 NCM 배터리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며 "현대차조차 국내 판매 모델에 CATL의 NCM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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