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놀란 해외순방 동행 취재 비용, 대체 얼마길래
이재명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서 취재비용 언급하며 "합법적 범위 내에서 고민해보겠다"
해외순방 동행취재, 한일·한미정상회담 1300만 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중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의 해외순방 동행취재 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놀란 장면이 있다. 이 대통령은 “몇백만원, 300만~400만원 하는 줄 알았는데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저희가 합법적 범위 내에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을 동행 취재하는 기자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그동안 세 차례 해외순방을 다녀왔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로 지난 6월16일부터 18일까지 1박3일로 캐나다에 다녀왔고, 한일·한미정상회담은 지난달 23~24일 일본, 이후 28일까지 미국을 3박6일로 다녀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유엔(UN)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제정 이후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 일정을 동행취재할 경우 필요한 비용은 각 언론사가 부담해야 한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나 정부부처, 기업 등에선 해외 동행취재는 각 언론사가 부담하지만 이후에 언론사에 광고·협찬 등을 통해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경우 광고를 집행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언론사의 부담이다.
해외 동행 취재를 위해선 왕복 항공료(1호기), 숙박비·부대비용, 프레스센터 임차료, 여행자 보험비용 등을 내야한다. 방송사의 경우 취재기자뿐 아니라 영상기자도 가야 하는데 영상기자는 장비도 있고 별도 미디어부스 사용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추가 비용이 더 있다.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 비용을 보고 놀란 이유다.
지난번 한일·한미정상회담(8월23일~28일)의 경우엔 펜기자 기준 1인당 약 1293만 원이 들었다. 일부 기자들은 비용이나 비자 등 문제로 1박2일 한일 정상회담만 동행했는데 약 288만 원을 냈다. 이 경우 한국으로 돌아올 때 대통령 전용기(1호기)를 타지 않고 민간항공기를 별도로 탔는데 일본 일정이 주말이었기 때문에 1인당 항공권을 50만원으로만 계산해도 1박2일 취재에 약 340만 원이 든 셈이다.
G7 정상회의 때(6월16일~18일)는 펜기자 기준으로 1인당 약 640만 원이 들었다. 영상기자는 1인당 약 740만 원이 소요됐다. 상대적으로 다른 해외순방보다는 비용이 적었지만 1박3일 취재 비용으로는 만만치 않은 액수다.
해외순방을 갈 때 대통령실에서 항공료와 숙박, 프레스센터나 미디어부스, 여행자보험, 식비, 차량, 로밍 등을 일괄 준비하고 최종 비용을 기자들에게 통지하면 각 언론사에서 대통령실로 비용을 납부한다. 보안이나 안전, 행정적 문제 등으로 기자들이 일부 사항을 제외하긴 어려운 구조다. 또한 국제행사의 경우 전 세계 곳곳에서 주요 인사와 취재진이 몰리기 때문에 숙박비용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 이에 상당수 매체는 비용 문제로 해외순방을 아예 가지 못한다.

이에 출입기자들은 대통령실이 해외순방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기자는 “국가 외교현장을 신속·정확하게 전달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 순방 취재에 따른 고비용 구조는 언론사에 부담으로, 다시 기자 개인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언론사의 규모와 재정 여건에 따라 순방 취재 참여가 갈리고 있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프레스센터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프레스센터는 기자들이 머물면서 브리핑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국제행사가 있는 곳에서 넓은 프레스센터 공간을 확보하려면 그에 맞는 호텔을 잡아야 한다. 프레스센터 비용이 많이 들면서 덩달아 숙소비용도 높아지게 된다. 현재 대통령실은 프레스센터 비용의 50%를 부담하고 있다.
G7 정상회의 취재 당시, 전체 약 640만 원 중 프레스센터 임차료가 약 83만 원이었다. 영상기자의 경우 미디어부스 사용료로 약 92만 원과 통신비(공용유심) 6만 원이 추가됐다. 한일·한미정상회담 때는 프레스센터 임차료가 약 330만 원이었다.
B기자는 “프레스센터는 기자들이 취재하는 공간이면서 정부 당국자들도 취재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니까 그런 부분은 합당하게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기자는 “일부 기자들은 숙박비용이 너무 비싸서 2인1실 사용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합리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순방 비용이 세금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껴야 할 필요는 있다. 그럼에도 프레스센터나 미디어부스 비용은 정부 측에서도 부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대통령도 고액의 비용을 지적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출입기자들의 의견이다.

이와 별도로 풀단에 속하지 않는 기자들의 풀러 참석 요구도 있었다. C기자는 “소규모 매체에는 큰 부담인데 가더라도 프레스센터에만 있게 된다”며 “풀단 아니라도 돌아가며 현장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취재 때만이라도 풀단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안도 대통령실과 기자단에서 고민해볼 문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에 “기자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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