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의 집 대구 ‘팔현습지’, 산책로 조성 10월 재개…환경단체 반발

김규현 기자 2025. 9. 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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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물의 집이라 불리는 대구 팔현습지에 이르면 다음달부터 대규모 산책로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 동물들을 대거 발견하고 알려온 환경단체는 공사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는 17일 이달 중 팔현습지 인근 산책로 등 조성 공사의 최종 설계도면을 완성하고 환경단체 등과 협의한 뒤 이르면 다음달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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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팔현습지 입구에 세륜시설 설치 공사를 하는 모습.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제공

야생 동물의 집이라 불리는 대구 팔현습지에 이르면 다음달부터 대규모 산책로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 동물들을 대거 발견하고 알려온 환경단체는 공사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는 17일 이달 중 팔현습지 인근 산책로 등 조성 공사의 최종 설계도면을 완성하고 환경단체 등과 협의한 뒤 이르면 다음달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이 공사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으로 금호강 물길을 따라 수성구 매호동에서 동구 효목동까지 5.5㎞ 구간에 제방 보강 및 산책로와 보도교(보행자 다리)를 만드는 사업이다. 팔현습지 인근을 지나는 1.5㎞ 구간 보도교 공사는 2022년 3월 착공했지만, 환경단체 반발로 같은 해 11월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팔현습지 입구에 세륜시설 설치 공사를 했다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다시 흙으로 덮어놓은 모습 뒤로 왕버들군락이 보인다. 김규현 기자

지난 5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팔현습지 입구에 세륜시설(공사 차량 등의 세척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려고 콘크리트 공사를 시작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발로 콘크리트를 다시 철거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공사 업체와 소통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공사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설계도를 변경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공사2과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리부엉이가 충분히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보존하는 등 환경단체와 협의하며 설계도면을 수정하고 있다. 이미 공사가 2년이나 지연됐고, 지역에서는 산책로를 요구하는 민원도 많아 더는 공사를 미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팔현습지 왕버들군락.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산과 강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팔현습지는 야생 동물의 ‘숨은 서식처’로 평가받는다. 땅에 사는 하늘다람쥐·담비 등과 하늘을 나는 수리부엉이·황조롱이, 물에 사는 수달·얼룩새코미꾸리 등 다양한 동물의 집이다. 현재까지 팔현습지에서 확인된 법정보호종만 모두 20종이다.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거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동물들이다. 지난 2월에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알을 까는 데 성공해 새끼 수리부엉이 3마리가 태어나기도 했다. 팔현습지의 왕버들숲 군락이 야생 동물들의 은신처 구실을 한다고 한다.

애초 2021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환경부는 수달·삵·원앙 등 법정보호종 야생 생물 3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사 소식이 알려진 뒤 환경단체가 팔현습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법정보호종이 계속해서 발견되자, 낙동강유역환경청도 다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월 팔현습지에서 태어난 수리부엉이 새끼 3마리.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이 때문에 환경단체는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정보호종은 물론 식물군락만 353개군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습지보전법 제8조를 보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나타나는 지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앞에서는 환경단체와 대화를 이어가는 척하면서 뒤로는 공사 시도를 강행하는 기만적 행정을 보였다. 팔현습지는 이미 대구 도심권 핵심 생태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팔현습지 공사를 즉각 백지화하고,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이 지난 8일 팔현습지 입구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제공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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