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 이재석 경사 사건, 해경 전면 쇄신해야

인천일보 2025. 9. 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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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이재석 경사 사망 사건으로 해경 개혁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고 이재석 경사는 자기 구명조끼를 조난자에게 입혀주는 등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구조활동을 벌이다가 변을 당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양경찰 조직은 안일한 초동대응 능력을 드러냈다. 특히 사고 진상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의혹마저 제기되며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해경에 쏟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의 해경을 보는 듯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먼저 안일한 초동대응과 규정 위반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조난 신고 접수 후 당시 경장이었던 이재석 경사가 출동하여 구난 임무를 수행했으나, 사고 후 조사 결과 2명 이상이 함께 출동하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구조 보트, 헬기 등 구조장비 투입도 지연되었다. 결국 혼자 맨몸으로 출동하였던 이재석 경사는 조난자에게 자신이 착용한 구명조끼를 입혀준 뒤 헤엄쳐 나오다가 실종 사망하였다. 규정대로 출동하고 구조 장비가 제때 투입되었다면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해경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운 것은 해경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부터이다. 인천해경서장과 영흥파출소장이 고 이재석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 경사 동료 해경들에게 기자와 유족에게 답하거나 알리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의혹이 제기되었다. 입막음 지시를 받은 해경 4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입막음뿐만 아니라 이 경사가 소속된 파출소가 허위로 근무일지를 작성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해경의 안일한 초동대응과 규정 위반, 진실 은폐 의혹 등은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준 세월호 사건에서 목격한 해경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여 씁쓸하다. 세월호 사건을 겪은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해경은 바뀌지 않은 것인지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해경은 김용진 해경청장이 사의를 표명하였고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에 고위직 간부가 직위해제 되는 등 수뇌부 조직이 와해한 상황이다. 해경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조직과 현장 시스템을 전면 쇄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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