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빈 방문한 트럼프 전례 없는 환대...시민들은 '항의' 시위

손성원 2025. 9. 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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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16일(현지시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전례 없는 환대로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두 번이나 국빈 방문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수도 런던에 있는 미국대사관저인 윈필드 하우스에 도착해 "내일은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영국에는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특별한 장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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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만날 성벽에 '트럼프·엡스타인' 영상
"트럼프는 인기 없지만 트럼피즘은 유행"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16일 영국 런던 인근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16일(현지시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전례 없는 환대로 맞이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호의를 보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두 번이나 국빈 방문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을 두 번째 임기에는 국빈 초청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수도 런던에 있는 미국대사관저인 윈필드 하우스에 도착해 "내일은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영국에는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특별한 장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까지 사흘간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17일 런던 인근 왕실 거주지인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 부부를 만난다. 18일에는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총리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앞둔 15일 영국 윈저 콤버미어 막사에서 기병 연대 소속 병사들이 마차 행렬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 윈저=AP 뉴시스

영국은 전례 없는 화려한 군사 의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환영 행사가 열릴 윈저성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의장대가 배치될 예정"이라며 "또 사상 최초로 국빈 방문 행사에서 양국 군의 합동 편대 비행이 열리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빈 방문 기간 중 버킹엄궁의 의장대 근무 교대식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군 군악대가 영국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이번 국빈 초대를 통해 미국과의 관세, 원전 등 양측 간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5월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면제에 합의했지만, 세부적으로 해석 차이를 보이면서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 등을 만날 런던 인근 왕실 거주지인 윈저성의 외벽에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미지가 담긴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윈저=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영국 현지 곳곳에서는 국빈 방문을 항의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이날 저녁 윈저성 밖에서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증오 중지"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또 윈저성 외벽에는 몇 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수감 중 사망한 미국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미지가 담긴 영상이 재생됐다. 윈저성 관할인 템스밸리 경찰청은 현장에서 관련자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수차례 비판해 온 첫 무슬림계 런던시장인 사디크 칸은 이날 가디언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분열적 정치를 부채질해왔다"며 "우리는 그의 공포 정치를 거부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13일 런던 도심에서 열린 반(反)이민 집회를 겨냥한 것으로도 보인다.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이끈 이 집회에는 1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가자는 '메가(MEGA·영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모자를 쓰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는 영국에서 인기가 없지만 대신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은 유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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