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란드 '2120조' 전쟁 배상 요구 거부..."대신 안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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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 유로(2,120조 원)에 달하는 '2차 세계대전 전쟁배상금' 문제가 독일과 폴란드 양국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취임 인사차 독일을 방문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면전에서 전쟁 배상금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낸 것이다.
이날 베를린을 방문해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연쇄 회담한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작심한 듯 배상금 문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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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폴란드 "끈질기게 요구할 것"

1조3,000억 유로(2,120조 원)에 달하는 ‘2차 세계대전 전쟁배상금’ 문제가 독일과 폴란드 양국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취임 인사차 독일을 방문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면전에서 전쟁 배상금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낸 것이다. 독일 연방정부 2년 치 예산에 달하는 금액이다.
독일은 ‘역사적 책임’의 현대적 해석을 강조하며 폴란드에 대한 안보 지원 강화로 갈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폴란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배상금을 끝까지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베를린을 방문해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연쇄 회담한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작심한 듯 배상금 문제를 꺼냈다. 지난달 취임한 그가 상견례 성격의 회동에서 무거운 주제를 꺼낸 것이다.
배상금 요구 거부한 독일 "대신 안보지원 강화"

그러나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회담 후 대통령실을 통해 “배상문제에 대한 독일의 책임은 법적으로 종결됐다”고 선을 그었다. 종전 이후 동쪽 영토 일부를 폴란드에 넘긴 데다 1953년 체결된 소련-동독 배상면제협정에 따라 폴란드가 배상금 요구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1975년 서독이 폴란드에 10억 마르크 규모의 경제 차관과 강제노역에 동원된 폴란드인 48만 명에 대한 보상금 등을 지급한 것도 근거로 든다.
독일은 대신 ‘안보지원 강화’를 대안으로 내놨다. 독일 연방정부 폴란드 담당 특임관인 크누트 아브라함은 전날 현지 매체 RND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의무를 현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에는 폴란드가 피해국이었지만 이제는 독일과 폴란드가 서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의 역사적 책임을 현재의 안보 협력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군사적,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러시아라는 공통의 위협에 직면한 만큼 안보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책임을 대신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독일은 최근 러시아 무인기(드론)의 영공 침범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된 폴란드에 기존 배치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2대에서 4대로 늘리고 공중 순찰 임무 기간도 연말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폴란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즈비그니에프 보구츠키 폴란드 대통령실장은 이날 현지매체에 “전후 몇 년이 지났든 우리는 배상금을 끈질기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폴란드 국민 58%가 ‘독일에 전쟁 배상금을 요구해야 한다’고 답한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폴란드에서 전쟁배상금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건 2015년 우파 정당 법과정의당(PiS)이 집권한 이후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다. 2022년에는 전쟁피해보고서를 발간해 배상금을 1조3,000유로로 책정했다. 1953년 배상면제협정이 소련(러시아)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는 주장이다. 당시 폴란드는 자국의 동부 지역 일부를 소련에 넘겨주고 대신 동독의 동부 슐레지엔 지역을 할양받는 방식으로 전후 배상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2023년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 내각이 들어서면서 배상 요구는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나 법과정의당 지지를 받은 역사학자 출신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지난 5월 당선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폴란드는 총리가 국정을 주도하는 의원내각제 성격이 강하지만 군통수권을 보유한 대통령이 법안거부권과 의회해산권, 사면권을 무기로 총리를 견제하는 등 일부 실권을 행사한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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